(서울=연합인포맥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달러 약세에 따른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롱포지션 손절매도로 1,150원대로 추가 하락할 전망이다.

5월 고용지표 부진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은 9월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올여름 금리 인상 가능성이 후퇴하면서 그동안 구축된 달러 매수 포지션의 청산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달러화는 전일 약 5년래 최대치인 20.90원이나 폭락한 이후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추정 달러 매수로 지지가 됐지만, 역외 시장에서 추가 하락했다.

역외 시장참가자들의 롱스탑이 추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만큼 서울 환시 달러화도 폭락 이후 곧바로 반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달러화 반등을 끌어낼 만한 대외 재료도 많지 않다. 국제유가는 달러 약세에 힘입어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50달러선을 넘어서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투자 심리도 되살아나는 양상이다. 국내증시에서도 전일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서는 등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9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한 경계심은 달러화에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미국 금리 인상 지연 분위기 속에 큰 효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6월 금통위에서 전격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여전히 이번 달보다는 7월 인하를 점치는 시각이 다수인 점도 달러 매수 심리를 제어할 수 있다.

외환당국은 달러화의 급격한 하락에 대응해 달러 매수 스무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개입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도 예전 같지 않다.

최근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이 방한해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은 총재와 면담하는 등 미국의 환시 개입 자제 압박으로 당국이 달러 매수 개입에는 부담을 가질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당국이 하단에서 매수 공백을 채우는 식의 스무딩 패턴을 유지하면 달러화의 하락 흐름 자체는 훼손되지 않을 수 있다.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달러 약세와 금리 하락 등 고용지표 부진 여파를 소화하는 장세가 이어졌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95포인트(0.10%) 상승한 17,938.28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2.72포인트(0.13%) 오른 2,112.13에 끝났다.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는 전장대비 1bp 하락했고, 2년 국채금리도 0.8bp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대비 1.35% 상승한 배럴당 50.36달러에 마감했다.

뉴욕 NDF 시장 달러화도 하락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58.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9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62.70원)보다 4.85원 하락한 셈이다.

이날 달러화는 1,150원대 후반으로 떨어진 이후 추가 하락을 시도할 전망이다.

당국 스무딩에 대한 경계심이 커질 수 있지만, 역외 중심의 롱스탑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달러화가 반등의 계기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오전 10시 구조조정 관계장관회의를 연다. 국책은행 자본확충 등 구조조정 밑그림이 공개될 예정이다. 한은과 정책조합이 강조될 경우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할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6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도 내놓는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연례협의 결과도 나온다.

중국에서는 5월 수출과 무역수지 등이 발표된다. 중국 수출이 전월과 같이 부진하면 위험회피 거래와 동반한 달러 매수 시도가 나올 수 있다.(정책금융부 외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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