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170원을 중심으로 공방을 벌이면서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추격 매도와 저점 매수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일부 참가자들은 글로벌 경기 부양 기대로 달러화 1,160원에 이어 1,150원선까지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진단하고 있다. 반면 일부 참가자들은유로존 리스크가 6월 중 크라이막스로 치달을 수 있어 연고점인 1,180원대도 열어놔야 하는 형편이라고 맞서고 있다. 달러화 1,150원대와 1,180원대의 중간 레벨에서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면서 전선이 형성된 셈이다.

8일 연합인포맥스가 12명의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의견을 집계한 결과 달러-원 환율 1,160원대에서 추격 매도보다 저점 매수하겠다는 시각이 우위를 보였다. 추격 매도가 4명, 저점 매수가 8명이었다.

▲1,160원 지지선 인식..수급도 결제 우위 = 외환딜러들은 미국의 QE3기대로 달러화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160원선까지 하락한 후 버냉키 발언 실망에 급격히 튀어오른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달러화가 1,160원대에서 하락하더라도 기대할 수 있는 여유분(룸)이 크지 않은데다 적어도 1,160.00원선에서는 막힐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A은행의 또 다른 외환딜러도 "1,165.00원대 부근에서는 저점 매수가 유효한 전략일 듯하다"며 "전일 NDF에서 1,160원선 테스트는 어느 정도 한 셈이어서 하락할 룸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기대감이 있다가 실망으로 바뀌자 이내 반등한 만큼 1,155.00~1,165.00원 사이는 탄탄하게 막힐 것으로 본다"며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어느 레벨에서 유입될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1,165.00원 무너지면 저점매수 = 외환딜러들은 1,165원선이 무너지면 저점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6월중 그리스 재총선, 유럽계은행 자본재확충 등 굵직한 유로존 변수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격 매도는 불안하다는 설명이다.

B은행의 또 다른 외환딜러는 "일단 1,165.00원 지지선이 무너질지 확인한 후 이 레벨 밑으로 하락하면 저점 매수가 집중될 것으로 본다"며 "1,160원대 중반부터 1,180원대 중반까지 급등했던 만큼 이 레벨에서의 시장 흐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은행의 또 다른 외환딜러는 "미국 QE3와 유로존, 중국 경기 부양에 리스크회피 심리가 누그러지면서 1,160원대 초반까지는 열어둘 수 있다"며 "그러나 현재로서는1,165.00원선을 하향 시도하더라도 1,160원선이 깨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 우려도 여전히 불안한 이슈"라고 덧붙였다.

▲네고 뒷받침 없는 추격매도 불안 = 외환딜러들은 네고물량이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추격 매도에 나서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D외은지점 외환딜러는 "수급을 봐도 1,160원대에서 네고물량은 보수적인 반면 저점 결제수요는 탄탄하다"며 "오는 17일 그리스 재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리스크랠리에 편승해 추격 매도하는 것은 불안하다"고 말했다.

E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대외리스크가 완화됐다고 하나 크게 개선된 것은 아니다"라며 "네고물량이 따라붙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 부양 기대감에 의지해 1,160원대 초반까지 밀고 내려가기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권 숏플레이에 따른 달러화 하락은 유로존 변수가 불거지면 다시 튀어오를 수 있다"며 "팔고나서 되사지 않는 네고물량이 뒷받침돼야 매도세가 집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6월중 유로존 리스크 정점 찍을 듯" =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이번달 그리스 재총선, 스페인 은행권 문제 등 대규모 유로존 리스크에 대한 가닥이 어느 정도 나온 후에야 본격적인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속되고 있다.

이달말 미국 2차 양적완화 종료를 앞두고 추가 양적완화가 이뤄질 경우 하락세에 편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F은행의 또 다른 외환딜러는 "이달중 유럽 변수가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며 "유로존 관련 대외불안으로 달러화가 1,110원대에서 1,180원대 중반까지 올랐는데 1,160원대는 적극적으로 매수할 레벨은 아닌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1,150.00~1,185.00원 정도 박스권에서 월중 등락하다가 유로존 재료 완화, QE3 기대 등으로 차츰 아래쪽으로 향할 공산이 크다"며 "급하게 올라온 만큼 되돌림 가능성 역시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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