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삼성전자가 광디스크드라이브(ODD)의 해외 생산법인을 매각키로 한데 이어 LG전자도 관련 사업 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ODD 시장을 주도하는 두 업체의 움직임에 따라 글로벌 스토리지 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8일 "워낙 시황이 좋지 못해 DS(Digital Storage)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다만, 어떤 방식이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2001년 히타치와 히타치LG데이터스토리지(HLDS)를 합작 설립했다. 지분율은 LG전자가 49%, 히타치가 51%이다.

HLDS는 ODD 판매 점유율 1위로 시장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CD와 DVD 수요 감소로 ODD 사업은 한계를 나타냈다. 태블릿PC 등의 보급 증가로 CD와 DVD보다는 UBS 등 반도체 저장장치가 각광을 받고 있고 온라인 공간에 자료를 보관할 수 있게 하는 클라우드컴퓨팅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때 치열했던 속도 경쟁도 무의미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중국과 대만업체의 저가 공세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HLDS 한국법인인 HLDS코리아의 매출액은 2009년 1조3천105억원에서 2010년 1조911억원, 2011년 7천240억원으로 갈수록 감소 추세다. 지난해에는 24억원의 당기순적자를 나타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일단 DS사업부를 HLDS로 이관해 중복 부문을 해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분 100%를 보유한 필리핀 ODD 전문 생산법인 '세필(SEPHIL. Samsung Electronics Philippines Manufacturing)'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6월4일 오후 1시57분에 연합인포맥스가 단독 보도한 '삼성전자, ODD사업도 접는다..比 생산법인 매각' 제하 기사 참조)

현재 한국과 대만 업체를 대상으로 실사 및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필은 삼성전자가 2004년 도시바와 역시 합작으로 설립한 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로지(TSST)에 ODD를 공급해왔다. 이에 따라 TSST 지분 49%를 보유한 삼성전자가 도시바와 합작도 청산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HLDS에 이어 2위인 TSST도 상황도 그만큼 좋지 못하다.

TSST의 한국법인인 TSST코리아는 2008회계연도에 1조6천689억원에 매출액에 108억원의 영업적자를 나타냈다. 2009회계연도에는 매출액을 2조1천204억원으로 늘리면서 흑자전환에 성공, 9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010회계연도에 다시 1조7천25억원의 매출액에 13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은 고작 0.78%에 불과했다.

지난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사업자산을 미국의 씨게이트에 매각한 삼성전자로서는 ODD 사업도 계속 끌고 갈 이유가 없는 셈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ODD 사업 정리는 어느 정도 예정돼 있던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물론 LG전자도 성장에 한계를 보이는 기존 PC 관련 사업을 빠르게 정리하고 아웃소싱 형태로 운영할 것"으로 내다봤다.

scoop21@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