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11~15일) 미국 채권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행보를 가늠하기 위해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Fed의 추가 부양책 실시를 놓고 시장 참가자들의 예측들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어서 지표가 미치는 영향력이 한층 클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주에는 13일과 14일에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15일에 톰슨 로이터/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와 산업생산ㆍ설비가동률 등의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의 지난 7일 의회에서의 발언 이후 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답답함은 더욱 커진 양상이다.

버냉키 의장은 "금융불안이 심화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검토할 수 있는 옵션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시장을 실망시켰다.

재닛 옐런 Fed 부의장이 전날 "경제 회복을 보장할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나서 버냉키 의장의 입에 이목이 쏠렸던 상황이어서 그의 애매모호한 발언에 대한 실망감은 더욱 컸다.

버냉키 의장은 유로존 위기의 심각함을 상기시키면서도 "필요하면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는 원칙적인 발언만 되풀이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아직도 Fed의 부양책 실시 여부를 알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저스틴 레더러 선임 트레이더는 "금융위기 직후에는 Fed가 부양책을 발표하기 전에도 시장이 Fed의 움직임을 쫓아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면서 "Fed가 명확한 시그널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양책이 정말로 결정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Fed가 부양책을 내놓는다면 어떤 형태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시장 참가자들은 고민하고 있다.

이달 말 종료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연장 또는 전면적이 자산 매입 등이 거론된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연장은 Fed의 자산을 늘리지 않는다는 게 이점이지만, 경기부양 효과 면에서는 전면적인 자산 매입 쪽이 앞선다.

JP모건자산운용의 매튜 폴라이 매니저는 "Fed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연장한다면 장기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수익률 곡선은 플래트닝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연장이 가장 가능성이 클 것 같지는 않지만, Fed가 부양책을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 몇 달 동안 미 국채를 더 많이 사들였다"고 말했다.

Fed의 부양책 실시가 확실해 보일 정도로 경제지표가 악화할 때는 부양책 발표 시점이 관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시장의 긴장이 더 고조될 때까지 Fed가 발표를 미룰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다른 편에서는 선거철에 본격적으로 접어들기 전에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인터내셔널 스트래티지앤인베스트먼트의 로베르토 페를리 정책연구원은 "정말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부양책을 실시할 명백한 이유는 없지만, 지난달 고용지표처럼 좋지 않은 신호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Fed도 이를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 8일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1bp 이상 낮아진 1.634%를 기록했고, 30년 만기 수익률은 전장과 거의 같은 2.750%를 나타냈다.

5년물 수익률도 전날과 거의 같은 0.713%를 보였다.

sjkim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