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1일 서울채권시장은 스페인 정부의 구제금융 신청 소식으로 유로존 리스크가 완화해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주 6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데다, 그리스 2차 총선 등 유로존 불확실성이 상존해 금리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 구제금융 긍정적이나…국채금리 향방 주시 = 스페인에 대한 1천억유로 상당의 구제금융 제공 계획은 유로존을 구하고 세계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려는 노력에 시간을 벌어준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1천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제공만으로 스페인 위기를 원천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본유출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스페인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구제금융만으로 위기를 봉합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스페인 구제금융에 대한 평가는 유럽 국채시장을 통해서 가장 직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국채 10년물 금리의 향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투기 세력이 스페인 국채를 추가로 내다 팔거나, 새롭게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 모두를 열어둘 필요가 있다. 이번 구제금융으로 스페인에서의 자본유출 현상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른 상황이다. 스페인이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다른 구제금융 신청국들과 같은 처지가 되면서 국채발행 중단 등의 '낙인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은 채권시장에 약세 재료이지만, 본격적인 금리 상승은 어려운 분위기다. 그리스 2차 총선이 임박하면서 유로존 관련 전망은 여전히 짙은 안갯속에 있다.

시장 내부적으로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장 다음달 금통위 때 인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금리인하 기대는 꾸준히 시장에 반영된 측면이 있어서 공격적인 매수의 근거가 되긴 어렵다.

레벨 부담도 매수 심리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지난 8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와 같은 수준인 연 3.25%까지 내려앉았다. 국고 3년물은 장중 3.24%까지 떨어지며 200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레벨 부담이 상충해 당분간 금리 변동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레벨 부담이 적은 장기물에 대한 저가매수 심리는 강한 편이다. 커브 플래트닝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美 주가 상승세 지속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스페인이 자국은행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것이란 기대로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93.24포인트(0.75%) 오른 12,554.2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4거래일 연속 올랐으며 지난주보다 3.6% 상승했다.

지수는 장 초반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가 약화한 데다 유로존 부채 위기 확산 우려가 점증함에 따라 하락세로 출발했다.

뉴욕증시는 그러나 스페인이 곧 자국은행의 자본 확충을 위한 지원요청에 나설 것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날 기준금리를 인하한 중국이 주말이 경제지표를 발표할 예정이며, 지표가 둔화했을 것이란 우려로 투자 심리는 다소 짓눌렸다.

지난 4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감소했으나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 상무부는 4월 무역적자가 500억6천만달러로 전월 수정치 526억2천만달러보다4.9% 줄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494억달러로 전망했다. 같은 달 미국의 도매재고는 자동차와 기계류 재고 증가에 힘입어 늘었다. 상무부는 4월 도매재고가 전월보다 0.6% 늘어난 4천835억달러(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0.5%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됐음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가 강세를 나타내 보합권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1bp 이상 낮아진 연 1.634%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ch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