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 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서울 채권시장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채권시장은 뭘 보고 무모할 수도 있는 금리 역전에 도전할까.

▲ 김중수 총재의 금리 정상화 의지 퇴색 =우선 서울 채권시장은 김중수 한은 총재가 신앙처럼 받들던 금리 정상화 의지를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강조하지 않은 대목을 주목하고 있다.

김 총재는 지난 8일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금리 정상화 의지를 강조하는 대신 여러가지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당장은 인플레이션과 가계 부채 등으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우리나라도 더 이상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의 무풍지대일 수 없다는 인식을 읽을 수 있는 발언이다.

김 총재의 손발에 해당하는 한은 집행부의 인식도 예전과 달라졌다. 지난달까지 한은 집행부는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이 상존한다고 평가했지만 이달들어 하방 위험이 증대했다고 표현 수위를 높였다.

여기까지만 봐도 금통위가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다.

▲비둘기 색깔 드러낸 금통위 = 지난 4월 새로운 진용으로 짜여진 금통위가 통화정책 방향 결정을 위한 정례 회의 2회차만에드디어 본연의 색깔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힘을 얻고 있다. 당초 서울 채권시장 등이 비둘기파 성향을 띨 것이라고 관측한 그대로였다.

서울 채권시장은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유로존의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사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대목도 주목했다.

정부 사이드 최고위 당국자가 현재의 경기 상황을 그만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면 비둘기파인 금통위원의 결정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 완화된 인플레 압력 등도 주목 =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금통위의 부담을 덜어줄 것 같다.

때마침 발표된 5월 생산자물가는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안정 속에 2년5개월 만에 1%대로 떨어져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예고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5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1.9% 상승했다. 지난 2009년 12월 1.8% 이후 최저치다.

물가 상승 압력은 완화된 반면 국민들이 살림 살이는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는 점도 한은의 금리 정상화 의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한은이 지난 7일 내놓은 `2012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 자료를 보면 교역조건 악화 등으로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전분기보다 낮은 0.2%를 기록했다.(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