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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치알디니가 쓴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책이 있다. 제목에서처럼 이 책은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설득하는 방법을 잘 보여준다. 우리의 삶에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은 참으로 중요하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에게 물건을 파는 세일즈맨이나 영업사원, 혹은 협상장에서의 대표는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자신이 바라는 바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이럴 때 상대방을 설득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참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어찌 보면 인간이란 참으로 어리석은 존재일 터. 이 책에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다른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여 자신이 얻으려는 목적을 달성하는 상황과 사례가 자세하게 나와 있다. 그래서 참 재미있다.

남을 설득하는 방법 중에서 ‘일관성의 원칙을 이용하라’는 것이 인상 깊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은 심리적으로 일관된 행동을 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 그러므로 이를 잘 이용하면 상대방을 쉽게 설득할 수 있고,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어낸다.

예컨대 사회단체에서 기부금을 모은다고 하자. 대뜸 사람들을 붙잡고 “기부금을 내라”고 하면 거기에 응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럴 때에는 먼저 환경운동을 지지한다는 서명을 하라고 권유한다. 서명쯤이야 돈도 들지 않고 부담 없는 일이므로 사람들은 선뜻 동참할 것이다. 그 다음 날, 앞서 서명에 응한 사람들에게 기부금을 내라고 요청하면 뜻밖에 많은 사람이 응한다. 왜냐하면, 설명하였듯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일관된 행동을 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이미 환경운동을 지지한다는 ‘착한 일’을 하였으니 사회단체에 기부금을 내는 또 다른 착한 일도 같은 행동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만났던 한 트레이더의 말이 생각난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시장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잘 밝히지 않는다고 했다. 그의 주장인즉 자신의 의견을 일단 밝히면 실제로 거래를 할 때에도 그 의견에 묶여 억지로 따라가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딴은 그렇다. 예컨대 그가 “달러-원은 앞으로 1,200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치자. 그가 그렇게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거꾸로 달러를 팔았는지 어떤지 나중에 아무도 확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현실에서도 달러를 사려는 경향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앞서 설명하였듯 ‘일관성의 원칙’ 때문이다. 달러가 오른다고 주장했으니만큼 아무래도 그는 일관된 행동을 하게 되어있다.

그래서 그는 “성공하는 딜러가 되면, 여기서 이 말 하고 저기서 저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되씹을수록 옳은 말이다. 자신의 말에 갇히지 말라는 뜻일 게다. 무슨 이야기를 하였든 상관없이 실제 거래에서는 상황에 맞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옳다.

나는 요즘 시장에 대하여 내내 부정적인 견해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관성의 원칙 때문일까? 혹시 시장이 긍정적으로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비관적으로 보려고 하지 않는가. 스스로 돌아보려고 한다. 그래서 오늘은 억지로라도 다르게 보고자 한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일단 이번 주 주식시장은 결론부터 말하여 긍정적이라고 판단된다. 앞에서 말하였지만, 기존의 시황관에서 벗어나 다소 자유스럽게 시장을 살펴본 다음의 결론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렇지도 않은데도 일부러, 혹은 억지로(이는 다른 의미로 역차별이다) ‘상승하는 쪽’으로 보려고 노력하지는 않았다. 차트에 따르면 여러 신호들이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각각 지표를 살펴보자.

먼저 볼린저밴드. 이제까지 내가 주장하였던 대로 고스란히 시장이 진행되었다. 코스피지수는 볼린저밴드 바깥으로 튀어나갔고, 그리고는 다시 밴드 안으로 들어왔으며, 그 결과(볼린저밴드 밖으로 튀어나갔기에) 지수는 다시 한 번 하락하여 전저점을 무너뜨리는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것으로 일련의 과정은 일단 마무리되었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는 약간의 반등이 나타난다고 하여 이상할 것도 없다(그렇다고 하여 엘리어트 파동으로 보는 장기적인 그림이 바뀐 것은아니다. 여기서는 다만 볼린저밴드를 이용한 견해, 즉 단기적인 견해이다.)

볼린저밴드로 판단할 때 최대의 저항선은 중간밴드, 즉 20일 이동평균선이다. 이것을 넘어설 수 있다면 당분간은 상승세가 더 이어질 것이다. 혹은 더 낙관적으로 말하여 위쪽밴드가 걸쳐있는 수준까지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럴 경우 1,920 언저리나 그 이상의 상승도 예상할 수 있다.

스토캐스틱이나 RSI와 같은 단기 기술적지표도 마찬가지이다. 상승세이다. 이들은 이제 바닥권에서 벗어났다. 아울러 바닥에서 매수신호도 발견된다. 특히 스토캐스틱의 경우는 반등하면서 중립지역에서의 실패(failure)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패란 상승추세가 강화된다는 신호이다. 주춤하였던 상승세는 강력해질 수 있겠다.

아울러 패턴으로보다라도 같은 결론에 이른다. 차트에는 하락갭과 상승갭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소위 섬꼴반전(island reversal)이 나타났다. 그동안 코스피지수가 내내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급기야 하락갭마저 발생하면서 시장이 극단으로 치달았던 터. 하지만 50포인트 폭락한 직후에 다시 하락폭을 일거에 만회하는 상승갭이 만들어지면서 극적이게 추세가 바뀌었다. 그게 섬꼴반전이다. 다만 섬꼴반전으로 인한 추세전환이 지속되려면 갭이 메워지지 않아야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1,806~1,832의 갭이 유지되어야 한다.

MACD도 괜찮다. 비록 다소간 느린 지표이긴 하지만 신뢰도는 높다. 지난주 차트에서 이틀연속 십자모양의 도지(doji)가 발생하였던 6월4일과 5일을 전후하여 MACD에서 매수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종합한다면 모든 지표가 좋다. 그래서 이번 주는 지난주에 비롯된 상승 분위기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다시 의문은 남는다. 그렇다면 이제 2,231에서부터 시작되었던 지긋지긋한 하락세는 끝났을까? 내 대답은 여전하다. “글쎄...”

(달러-원 주간전망)

코스피지수를 전망하였으니 달러-원이야 쉽다. 코스피지수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니만큼 달러-원 환율이야 이번 주에는 하락할 공산이 높다. 아무리 상승세라고 할지라도 1,200원으로 단박에 치솟기는 무리였나 보다.

코스피지수의 상승을 알려주는 기술적지표들은 달러-원 차트에서는 일제히 하락을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볼린저밴드의 경우 위쪽 밴드의 저항을 받았던 달러-원은 하락세를 이어가 이제 중간밴드에 걸쳐있는 양상이다. 중간밴드, 즉 20일 이동평균선(1,168원)의 지지를 뿌리치는 데 성공한다면 달러-원은 조금 더 아래로 하락할 수 있겠다. 그리고 스토캐스틱, RSI 역시 달러-원 차트에서는 매도신호이고, MACD도 마찬가지로 ‘아래쪽’을 주장하고있다. 차트를 살피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일목균형표로도 마찬가지. 그동안 구름의 두께가 얇은 횡구름이 길게 펼쳐져 있는 가운데 달러-원은 내내 상승세만을 이어왔던 터. 그러다보니 달러-원 차트에서 아래쪽에 걸쳐있는 구름과의 이격이 꽤 멀어져 버렸다(현재 구름은 1,130원 언저리에 걸려 있으니 말이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이 있듯이 헤어지면 언젠가는 다시 만나기 마련. 구름과의 이격을 줄인다는 의미에서도 달러-원은 그동안의 상승 일변도에서 벗어날 터. 환율은 결국 하락조정을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인 추세는 어떨까? 코스피지수와 마찬가지로 나는 여전히 장기추세에 대해서는 기존의 견해를 바꾸지 않겠다. 단기적인 차트야 그렇다 치더라도 주간차트 혹은 월간차트에서는 추세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를 도무지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주는 시류에 맞추어 단기적인 대응이나 연구하고 싶다. 단기 전략이야 일단 ‘숏’이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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