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2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를 하루 앞두고 브렉시트 우려가 고조돼 하락했다.

국채가격은 브렉시트 우려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강해진 것이 확인돼 올랐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감소 규모가 예상보다 적은 데다 브렉시트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돼 떨어졌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하루 앞두고 발표된 2건의 여론 조사 결과에서 모두 EU 탈퇴 의견이 잔류 의견을 앞서면서 브렉시트 공포가 되살아났다.

여론조사업체 오피니움이 발표한 온라인조사에서 EU 탈퇴(45%)가 EU 잔류(44%)를 1%포인트 앞섰다. TNS가 발표한 온라인조사 역시 EU 탈퇴(43%)가 EU 잔류(41%)보다 2%포인트 앞섰다.

개장 전 제롬 파웰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이사는 미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해 브렉시트가 영국과 EU에 경제 충격을 줄 수 있겠지만 연준은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이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U의 고위 관계자들은 24일 오전 8시 반(GMT 기준) 브렉시트 투표 결과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한다고 EU 집행위원회가 발표했다. 이어 28명의 EU 집행위원들이 다음 주 28일(화요일) 각국 정상의 회담에 앞서 27일에 주간 회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일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투표 결과가 나오면 주간 회의는 26일(일요일)로 앞당겨질 예정이다.

이날 하원 통화정책 보고에 나선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경제 전망과 관련 기존과 크게 다른 진단을 내놓지 않았다.

옐런 의장은 "경제가 성장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상당한 소비성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적인 경제 성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브렉시트가 미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기존의 견해를 반복해 피력했다.

지난 5월 미국의 기존 주택판매는 낮은 금리와 안정적 고용 창출에 힘입어 호조를 나타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5월 기존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1.8% 늘어난 553만채(계절 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555만 채에 거의 부합한 것이다.

5월 기존 주택판매는 전년 대비 4.5% 증가해 2007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를 하루 앞두고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8.90포인트(0.27%) 하락한 17,780.8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45포인트(0.17%) 내린 2,085.4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44포인트(0.22%) 낮은 4,833.3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택판매 호조로 장 초반 상승했던 지수는 장중 내림세로 돌아섰다.

다음날 진행되는 영국의 국민투표를 앞두고 발표된 2건의 여론조사에서 EU 탈퇴가 1~2%포인트 우위를 보인 여파가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이 때문에 시장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도 급등세를 보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VIX는 전 거래일보다 14.56% 급등한 21.17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참가자들이 최종적인 투표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큰 규모의 매매는 자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업종이 0.6%가량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금융업종과 산업업종, 기술업종, 유틸리티업종 등이 하락한 반면 헬스케어업종과 소재업종, 통신업종 등은 올랐다. 업종별 등락 폭은 1% 미만이었다.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주가는 태양에너지 회사인 솔라시티 인수 계획 소식에 10% 넘게 하락했다.

테슬라는 솔라시티를 주당 26.5~28.5달러에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솔라시티 주가는 3.2% 올랐다.

항공 특송업체 페덱스는 분기 손실을 기록한 영향으로 4.5% 하락했다.

페덱스는 전일 지난해 4분기 손실이 7천만 달러(주당 26센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증시 거래량이 많지 않았다며 다음날 영국 국민투표를 앞둔 관망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영국이 EU에 잔류하더라도 주가 상승은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EU탈퇴 결과가 나온다면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투표를 하루 앞두고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강해진 것이 확인됨에 따라 올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4/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전일보다 1.2bp 내린 연 1.687%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2bp 하락한 0.751%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에서 거의 변화가 없는 2.495%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영국 국민투표를 하루 앞두고 관망세가 짙은 가운데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비둘기 발언 기대와 위험자산 선호에 따른 뉴욕증시 강세로 하락 출발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위원회 증언에서 경제활동 참여율이 고령화와 더 많은 노동자의 은퇴 등으로 수년 동안 낮아질 것이라면서 한차례의 지표를 과잉해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계속 지표들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옐런이 경제지표 의존적 통화정책이 지속한다고 확인해 올해 많아야 두 차례, 적게는 한차례 혹은 동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옐런 의장은 전날 상원 증언에서 미국 경제가 올해 침체를 보일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저성장과 저금리 상황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기존 주택판매는 호조를 보였지만 브렉시트 재료에 가려서 주목받지 못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브렉시트 찬성률이 높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뉴욕증시가 고꾸라진 데다 이날 시행된 7년물 국채입찰에 몰린 수요가 앞선 이틀간의 입찰에서보다 강한 것이 확인됨에 따라 낙폭을 줄이고 반등했다.

전날까지 EU 잔류 찬성이 탈퇴를 1%포인트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브렉시트 우려가 완화된 바 있다. 그러나 이날은 상황이 역전됐다.

미국 재무부는 280억 달러어치의 7년 만기 국채 연 1.497%에 발행했다. 이는 201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입찰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56배로 최근 평균인 2.50배를 소폭 웃돌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65.6%로 최근 평균인 59%를 웃돌았다. 이는 7년물 입찰에서 역대 세 번째로 큰 응찰률이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9.1%로 최근 평균인 14%를 밑돌았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704%에서 입찰 후 한때 1.680%까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찬성 비율이 반대를 약간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데다 옐런 의장이 이틀째 초저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할 것임을 재확인해 10년 만기 국채가격이 개장 초의 약세를 접고 강보합권을 나타냈다고 풀이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영국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경기와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로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이 1.35%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이 전략가들은 반대의 경우에도 국채수익률은 해외의 강한 수요, 세계 경기 우려, 연준의 느린 금리 인상 등으로 많이 오르기 힘들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23일로 다가온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4.38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4.74엔보다 0.36엔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9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42달러보다 0.0052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17.93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17.71엔보다 0.22엔 상승했다.

파운드화는 달러에 대해 1.47065달러에 마쳐 전장보다 0.00561달러 상승했다.

달러화는 영국의 국민투표를 하루 앞두고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이틀째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비둘기 발언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하락했다.

파운드화는 전일 영국의 EU 잔류 지지율이 높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가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 심리를 누그러뜨린 영향이 지속해 달러에 대해 상승했다.

자산관리그룹 GAM은 이날 120명의 투자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벌인 지난 16일 설문에서 71%의 투자자가 영국의 EU 잔류를 예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에서 소비 수요의 증가 속도도 느려질 조짐이 보인다며 올해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의 2.4%에서 낮춘 2.2%로 제시해, 달러 하락에 일조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브렉시트 찬성률이 높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국민투표 결과가 아슬아슬할 것이라는 경계로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외환 전략가들은 브렉시트로 결과가 나오면 EU에 대한 회의론이 일면서 유로화가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유로존은 실질적인 자신감 상실을 겪게 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유럽중앙은행(ECB)이 강력한 통화완화에 나설 것이어서 유로화가치를 떨어뜨릴 것으로 전망했다.

IMF가 달러 가치 고평가를 이유로 연준의 느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한 점은 달러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IMF는 달러 가치가 미 경제 기초여건보다 10~20% 가까이 높다며 이는 올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낮춘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IMF는 이어 영국 투표와 관련해서는 브렉시트 우세로 나온다면 안전자산 수요로 달러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원유시장

뉴욕 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감소 규모가 예상보다 적은 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성 비율이 높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데 따른 불확실성이 증폭돼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72센트(1.44%) 낮아진 49.13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전날 장 마감 뒤 미국석유협회(API)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520만 배럴이나 감소했다고 밝혀 개장 초 50달러를 넘어서는 강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오는 23일(영국시간) 브렉시트 우려가 약화한 데 따른 위험거래 증가 역시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전날 상원 은행위원회 반기 증언에서 미 경제 전망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며 낮은 성장률과 저금리 지속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위험자산 매수세에 일조했다.

이후 에너지정보청(EIA)의 같은 기간 원유재고 결과 발표를 앞둔 데 따른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이어져 유가 오름폭이 제한됐다. EIA의 주간 원유재고가 API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EIA가 예상보다 적은 감소 폭을 보인 원유재고 결과를 내놓음에 따라 유가가 50달러 아래로 내려앉으며 상승 폭을 축소한 뒤 반락세로 돌아섰다.

EIA는 지난주 원유재고가 92만 배럴 감소한 5억3천63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160만 배럴 감소였다.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128만 배럴 감소한 6천518만1천 배럴이었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63만 배럴 늘어났고 정제유(난방유 포함) 재고도 15만 배럴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가 5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는 10만 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예측했다.

주간 설비가동률은 전주의 90.2%에서 91.3%로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은 90.9%로 전망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7월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11.9% 반영한 데 그쳤다.

일부에서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여론조사와 실질 투표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공격적인 포지션 조정을 어렵게 한다고 강조했다.

자산관리그룹 GAM은 이날 120명의 투자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벌인 지난 16일 설문에서 71%의 투자자가 영국의 EU 잔류를 예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여론조사는 브렉시트 반대와 찬성 비율 차이가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어서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위기도 상존해 있다.

달러화는 브렉시트 현실화 가능성이 이전보다 약화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유로화와 파운드화에 약세를 나타내며 일정 부분 유가 상승재료로 작용했다.

이후 브렉시트 찬성 비율이 더 높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뒤 유가가 낙폭을 더 확대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브렉시트에 따른 유럽연합의 경기 재침체 가능성이 약화한 데다 미국 셰일오일업체들의 투자가 저유가현상 지속으로 급감한 상황이어서 올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이외 산유국들의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역시 유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세계 원유시장이 공급 과잉 상태에 있는 데다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이 마무리된 이후의 수요 둔화 우려가 상존해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특히 전세계 성장률 둔화 우려와 큰 수준의 원유재고는 원유시장이 여전히 약세 분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을 수 있음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 전문가는 캐나다와 이란, 이라크발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전 세계 공급 과잉 우려를 재부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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