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3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 EU 잔류에 대한 여론이 탈퇴 여론을 앞서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되살아났다.

주가와 유가는 상승했고, 국채와 엔화는 반대로 하락했다.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심리적 저항선인 18,000선을 돌파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찬반 투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잔류 표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로 달러에 대해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화도 엔화와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달러화는 영국의 EU 잔류 지지율이 높은 여론조사 결과로 뉴욕증시가 오르는 등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져 유로화에는 하락하고, 엔화에는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99% 오른 50.11달러에 마쳐 종가 기준으로 지난 9일 이후 처음으로 50달러를 넘어섰다.

영국의 '이브닝 스탠더드'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에 의뢰해 전날 밤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브렉시트 반대 비율은 52%를 나타내 찬성 48%보다 우세했다.

또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투표 당일인 이날 투표자를 상대로 벌여 투표 마감 시간인 오후 10시 이후 공개한 최종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EU 잔류가 52%, EU 탈퇴가 48%로 조사됐다.

이날 오후 10시까지 진행되는 투표는 24일 런던시간으로 0시 반(한국시간 오전 8시 반)부터 개표 결과가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영국 선거관리위원회는 밝혔다.

마켓워치는 브렉시트 최종 결과가 런던 시간으로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3시)에 나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조적으로 나왔다.

지난 6월18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8주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해 지난 5월의 고용 부진에서 벗어난 모습을 유지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8천 명 감소한 25만9천 명(계절조정치)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7만 명을 밑돈 것이며 지난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낸 것이다.

5월 미국의 제조업 활동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정보제공업체 마르키트에 따르면6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전월의 50.7(2009년 9월래 최저)에서51.4로 상승했다. 6월 제조업 PMI는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반면 지난 5월 미국의 경제활동이 산업생산과 고용시장 성장 둔화, 경제 회복 추진력 상실 우려 등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시카고연방준비은행은 5월 전미활동지수가 전월의 0.05에서 마이너스(-) 0.51로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수가 제로(0)를 밑돌면 전국 경제가 성장률 평균을 밑돌고 있음을 나타낸다. 지수가 -0.70을 하회하면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지난 5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가 예상을 웃도는 감소세를 나타냈다.

미 상무부는 5월 신규 주택판매가 6.0% 감소한 연율 55만1천 채(계절 조정치)로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56만 채를 밑돈 것이다.

지난 5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LEI)가 0.2% 하락한 123.7을 나타냈다고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했다. 4월과 3월에는 각각 0.6%와 0.1% 상승했다.

콘퍼런스보드는 5월 경기선행지수 하락은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의 급격한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우려가 완화된데 따라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0.24포인트(1.29%) 상승한 18,011.0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7.87포인트(1.34%) 오른 2,113.3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6.72포인트(1.59%) 높은 4,910.04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심리적 저항선인 18,0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내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브렉시트 결정투표에서 영국이 EU에 남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브렉시트 우려가 완화되며 시장 공포지수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8.52% 내린 17.25를 기록했다.

영국 파운드화도 달러화에 대해 한때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이기도 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업종이 2% 넘게 오르며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외에 에너지업종과 헬스케어업종, 소재업종, 기술업종, 통신업종이 1% 이상 상승하는 등 전업종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는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하향한 영향으로 장 초반 1% 넘게 하락했지만, 장중 낙폭을 줄여 0.13%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 주가는 전일 태양에너지 회사인 솔라시티 인수 계획 소식에 10% 넘게 급락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노무라 등의 증권사 투자의견 상향에 10% 넘게 상승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이 지난 2주 동안 브렉시트 우려 속에 변동성이 높은 모습을 나타냈지만, 현재는 영국이 EU에 남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 시장도 안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경제 기본 체력이 점점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S&P 500 지수가 며칠 안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찬반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잔류 지지표가 우위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로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16/32포인트 낮아졌고, 수익률은 전일보다 5.4bp 오른 연 1.741%에서 거래됐다. 2주 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8bp 상승한 0.779%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5.3bp 높아진 2.548%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영국의 EU 잔류 지지율이 높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뉴욕증시,국제유가, 파운드화 등 위험자산의 선호가 강해져 내렸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거래가 더 한산해진 가운데 낙폭을 유지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금융시장은 영국의 EU 잔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서 반대 결과가 나오면 시장이 큰 혼란을 경험할 것이라며 대부분 거래자는 투표 결과 불확실성 때문에 포지션을 이월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R.W.프레스프리취의 래리 밀스타인 헤드는 "내일 아침 일찍 거래하는 것이 계획"이라며 "포지션을 닫았기 때문에 투표가 어느 결과이든 괜찮다"고 말했다.

캔토피츠제랄드의 브라이언 에드몬드 헤드도 "24일 아침 일찍 나올 것"이라며 지난 며칠간 시장의 거래량이 적었고 대부분 관망했다고 말했다.

에드몬드 헤드는 위험자산과 채권 수익률이 오른다는 것은 브렉시트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이라며 만일 브렉시트로 투표 결과가 나오면 시장은 매우 놀라고 엄청난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전략가들은 영국의 잔류로 결과가 나오면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이 1.8%수준까지 오를 것이며 미국 경제지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등의 재료들로 눈을 돌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다만 미 국채수익률을 내리누르는 많은 요인이 있다며 5월 고용 부진 이후 커진 미 경제에 대한 우려, 유럽과 일본중앙은행의 채권 매입, 해외 투자자들의 매수세 등을 거론했다.

◇ 외환시장

영국 파운드화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찬반 투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잔류 표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로 달러에 대해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6.14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4.38엔보다 1.76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8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94달러보다 0.0090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0.87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17.93엔보다 2.94엔 상승했다.

파운드화는 달러에 대해 1.48661달러에 마쳐 전장보다 0.01596달러 상승했다.

파운드화는 EU 잔류 가능성 확대로 달러에 대해 6개월 만에 최고치인 1.49466달러로 올랐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영국 경제의 취약성으로 상승 폭을 유지 못 할 것으로 전망됐다.

모건스탠리는 영국 파운드화는 이자율이나 수익률 차를 살폈을 때 과대평가됐다며 경상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7%에 달하는 영국에 자금을 넣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진단했다. 10년 만기 영국 국채수익률은 같은 만기 미 국채보다 36bp 정도 낮다.

모건스탠리는 영국에 대한 투자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려면 통화 약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달러화는 영국의 EU 잔류 지지율이 높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뉴욕증시가 오르는 등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져 유로화에는 하락하고, 엔화에는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조적으로 나와 달러 방향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이브 메르시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현재 ECB가 단행하고 있는 저금리정책 경로를 전환한다면 물가 상승률이 둔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온 후 거래해도 된다는 분위기가 지속해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외환 전략가들은 이날 파운드화, 주식, 국채수익률이 함께 상승했다며 시장은 대부분 영국의 EU 잔류를 예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략가들은 하지만 반대의 경우가 발생한다면 파운드화는 1.20달러로 급락하는 등 거대한 충격이 시장을 후려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ING은행은 국민투표에서 영국의 EU 잔류 결정이 나온다면 파운드화가 1.52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이는 파운드화에 반영된 브렉시트 위험 프리미엄이 없어지고 개선된 시장 심리로 파운드화가 강세 지지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ING는 또 영국이 EU에 남게 되면 유로화는 파운드화에 대해 0.74~0.75파운드로 하락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유로화가 0.90파운드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는 브렉시트 투표보다 26일 치러지는 스페인 총선에 더 주목하기도 했다.

UBS의 마크 해펠레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중기적으로 브렉시트를 넘어 스페인 총선이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브렉시트 투표와 같이 EU에 대한 정체성 문제를 다시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페인은 작년 12월 총선거 이후 정부 구성에 실패해 의회를 해산하고 이번 주말에 총선을 다시 실시할 예정이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 반대가 우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98센트(1.99%) 높아진 50.11달러에 마쳐 종가 기준으로 지난 9일 이후 처음으로 50달러를 넘어섰다.

유가는 영국의 EU 잔류 가능성이 커졌다는 여론조사로 유럽의 경기 침체 재진입전망 약화로 상승했다.

브렉시트 우려 완화로 뉴욕과 유럽증시 등 위험자산이 강세를 나타낸 데다 달러화가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에 약세를 보인 것이 유가 강세를 지지했다.

그러나 투표 결과를 보고 포지션을 조정하는 게 더 바람직할 것이라는 분위기가상존해 시간이 지나면서 유가 오름폭이 줄어들었다.

브렉시트라는 초대형 이슈로 전날 발표된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결과는 유가에 더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전날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91만7천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월가 예상치는 170만 배럴 감소였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브렉시트 반대로 투표 결과가 나온다면 원유시장은 펀더멘털에 주목하게 될 것이라면서 수급 현황이 장세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4월과 5월에 처음 나타나기 시작했던 원유업체들의 대규모 자본지출 축소가 공급 성장 둔화를 부추기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이외 지역의 산유량 감소를 추세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캐나다석유생산협회(CAPP)는 캐나다의 2030년 산유량은 40만 배럴 줄어든 하루 490만배럴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은 수급이 균형 수준에 근접하고 있어 원유시장의 균형이 회복될 것이며 가격 역시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다음날 브렉시트 찬반 투표 결과가 나온다면서 이에 따른 등락을 보인 뒤 유가는 오후 1시(미 동부시간)에 발표되는 미국의 주간 원유채굴장비수 결과에 주목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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