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4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파장으로 주가, 파운드, 유로화, 국제유가 등의 위험자산이 일제히 급락했다.

유일하게 미국 국채가격은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져 급등했다.

반면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브렉시트 충격에 가파르게 떨어졌다.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도 직격탄을 맞고 달러에 대해 가파르게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브렉시트 현실화에 따른 유럽의 경기 재침체 우려와 주요국 증시 약세 등 위험자산 매도 급증으로 큰 폭 하락했다.

UBS는 브렉시트로 영란은행(BOE)이 앞으로 '제로'(0%)까지 기준금리를 내리고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중앙은행들은 시장 변동성 확대를 완화하는 성명 발표에 나섰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는 다른 중앙은행들과의 통화스와프를 통해 달러 유동성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은 일제히 유로화와 다른 통화 등을 은행에 공급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발표했다.

파운드화는 달러에 대해 한때 10%가 빠져 30년 내 최저치를 보였다. 스톡스 유럽 600 지수는 7%나 빠진 321.98에 끝나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인 2008년 10월 이후 최악(팩트셋 자료)을 기록했다.

프랑스의 CAC 40 지수는 8% 급락했고 독일의 DAX 역시 6.8%나 떨어졌다.

S&P는 브렉시트 파장은 BOE가 파운드화를 안정시킬지에 달렸다며 2017년 영국과 EU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1%포인트와 0.5%포인트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도 악화했다.

지난 5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수주실적이 예상치를 웃도는 감소세를 나타내 올봄 기업들의 신장비에 대한 투자가 약한 상황임을 확인했다.

미 상무부는 5월 내구재수주가 전월 대비 2.2%(계절 조정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0.6% 감소를 웃돈 것이다.

6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등을 앞둔 데 따른 우려와 미국 경기 둔화 전망 등으로 하락했다고 미시간대가 발표했다.

6월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전월의 94.7보다 하락한 93.5를 기록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94.0을 밑돈 것이다. 6월 예비치는 94.3이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전일의 41%에서 19%로 낮춰 반영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1.21포인트(3.39%) 하락한 17,399.8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76.02포인트(3.60%) 내린 2,037.3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2.06포인트(4.12%) 낮은 4,707.9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낙폭을 확대했다.

영국 국민투표에서 EU 탈퇴를 지지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나 위험자산인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아시아와 유럽을 비롯한 세계 증시도 급락세를 보였으며 금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다.

업종별로는 금융업종이 5% 넘게 급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금융업종지수가 5% 이상 하락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이외에 산업업종과 소재업종, 기술업종이 4% 이상 떨어졌고 에너지업종과 임의소비업종도 3% 넘게 내렸다.

다만 투자자들이 경기방어업종에 투자를 늘리면서 유틸리티업종은 0.09% 오름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도 골드만삭스와 JP모건 주가가 각각 7%와 6% 넘게 급락했다.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에서 영국의 EU "탈퇴 조건 협상 과정은 이제 시작될 것이고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당장 사업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주가를 안정시키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시장 '공포지수'도 급등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49.33% 폭등한 25.76을 기록했다. 장 초반에는 26.24까지 치솟기도 했다.

VIX는 S&P 500 옵션 가격을 기반으로 측정되는 것으로 투자자들은 통상 주식시장 하락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 때 S&P 500 옵션을 매수하는 경향이 있어서 시장 '공포지수'로도 불린다.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모습을 보이자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은 시장 심리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대도 낮아졌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브렉시트가 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며 재닛 옐런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가질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주식시장이 브렉시트 충격에 급락세를 보였다며 이날 시장 반응이 과도했는지는 시간이 좀 더 지나야 확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1과 13/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전일보다 16.4bp 내린 연 1.577%에서 거래됐다. 10년물은 장중에 1.421%에서 일중 저점을 기록했으며 일주일간 3.9bp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2.6bp 하락한 0.653%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2월 11일 이후 가장 낮으며 2009년 3월 이후 가장 깊은 일 중 낙폭이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3.1bp 낮아진 2.426%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브렉시트로 파운드화, 주가, 국제유가 등 위험자산 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매수세가 몰려 가파르게 올랐다.

영국과 EU의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었던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찬성 진영이 승리하면서 영국뿐 아니라 EU의 경기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불안도 확대됐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600포인트가 폭락하는 등 브렉시트 불똥이 바다 건너 미국으로도 튀었다.

캘리포니아대학 손성원 교수는 연준의 올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와 금융 상황이 예상보다 더 악화한다면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다시 낮춰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브렉시트를 결정한 국민투표 결과가 앞으로 18개월간 미국 경제 성장을 0.2%포인트 정도 갉아먹을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를 9월에서 12월로 늦췄다.

연준이 브렉시트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부진을 차단하기 위해 올해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는 것뿐 아니라 인하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RBS증권의 존 브릭스 전략가는 "금융여건에 충격이 가해지고 있어서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뿐 아니라 심각하게는 연준의 금리 인하나 다른 경기부양 조치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전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융시장이 계속 약하다면 연준이 가던 길을 되돌려 통화완화에 나서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서 주말을 앞두고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불확실성 탓에 안전자산으로써 선진국 국채에 대한 선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라보뱅크는 올해 말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이 이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더 낮은 마이너스(-) 0.2%로 내려갈 것이라며 ECB가 올해 예금금리를 10bp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거래자들은 물가연동국채(TIPS)를 팔고 일반 국채로 갈아타는 양상을 보였다.

10년물 국채와 동일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 간 스프레드인 BEA(break-even rate)이 146bp로 올해 들어 거의 최저치에 근접했다. 이는 앞으로 10년간 기대 인플레이션이 평균 1.46%라는 의미다. 올해 최저치는 120.4bp다.

영국에서 브렉시트가 승리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대선을 앞둔 미국의 불확실성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코너스톤매크로의 앤디 라페리에르는 브렉시트 투표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며 지금 미국 유권자들이 이민자들과 경제의 잘못된 상황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10년물 영국 국채수익률은 26.7bp나 급락한 1.096%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같은 만기 일본과 독일 국채도 마이너스(-) 0.2%와 -0.042%로 모두 역대 최저점을 보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2.19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6.14엔보다 3.95엔(3.9%) 떨어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1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84달러보다 0.0273달러(2.4%)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13.61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0.87엔보다 7.26엔(6.4%) 하락했다.

파운드화는 달러에 대해 1.36691달러에 마쳐 전장보다 0.1197달러(8.7%) 밀렸다.

파운드화와 유로화는 향후 영국과 EU의 경기와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로 달러화에 대해 급락했지만 엔화는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화에 급등했다.

영국과 EU의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었던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찬성 진영이 승리하면서 영국뿐 아니라 EU의 경기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불안도 확대됐다.

세계 중앙은행들은 시장 변동성 확대를 완화하는 성명 발표에 나섰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파운드화는 달러에 대해 한때 1.3230달러로 10% 이상이 빠져 30년 내 최저치를 보였다.

S&P는 브렉시트 파장은 BOE가 파운드화를 안정시킬지에 달렸다며 2017년 영국과 EU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1%포인트와 0.5%포인트씩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와 해외 불확실 증대에 따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연기 가능성은 달러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뉴욕 외환시장은 오후 들어서 주말을 앞두고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외환 전략가들은 연준이 브렉시트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부양을 위해 올해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는 것뿐 아니라 인하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브렉시트를 결정한 국민투표 결과가 앞으로 18개월간 미국 경제 성장을 0.2%포인트 정도 갉아먹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라이즌인베스트먼트의 그레그 발리에르 전략가는 "연준 의장은 올해 남은 기간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며 "또 경기 약화는 이전까지 생각할 수 없었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고려하게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TD증권은 연준이 내년 중반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환율정책을 책임지는 재무성과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일본은행(BOJ)은 필요하다면 엔화 움직임에 적절한 조처에 나설 것이라며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와 중앙은행이 공동 성명을 내놓은 것은 드물다며 엔화 강세가 일본의 경기 부양책인 아베노믹스의 효과를 없애고 있어서 도쿄 정치권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다른 전략가들은 파운드화가 10% 더 하락할 수 있으며 파운드화 다음으로 유로화가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 시작했다.

B.K.자산관리회사의 케이시 리엔 전무는 "파운드화는 브렉시트가 경제에 미칠 손실을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며 "7~10%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직 헤지펀드 매니저 멜리사 고는 파운드화가 더 낮아질 수 있지만 새로운 급락 대상은 유로화일 것이라며 "브렉시트는 유럽에 매우 안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

달러가 안전자산 선호로 강세를 보이는 것은 다시 원자재 시장과 세계 경기에 역풍을 몰고 있다는 우려도 등장했다.

찰스 슈와브의 제프 클레인탑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원자재 가격 하락을 이끌 것"이라며 "이는 위안화 가치하락도 이끌고 복합적으로 중국 경제를 경착륙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는 스위스프랑과 캐나다달러에 대해서도 1.3%와 1.7%의 강세를 보였다.

호주달러와 뉴질랜드달러는 유가 하락으로 미달러에 대해서 2%와 1.7%의 약세를 보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47달러(4.93%)나 낮아진 47.64달러에 마쳤다.

이번 주 유가는 0.7%가량 낮아졌다.

유럽 경기 재침체 우려와 중국 등 아시아국들의 성장률 둔화 지속 전망 등이 원유 수요 급감 가능성에 힘을 실어 유가가 6%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특히 브렉시트 투표일 직전까지 금융시장이 브렉시트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것도 이날 원유를 비롯한 환율, 증시 등의 과도한 움직임을 부추긴 이유로 평가됐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한때 10%나 폭락하기도 해 1980년대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고, FTSE 100지수는 8% 이상 추락하기도 했다.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충분한 유동성 공급을 밝힌 데다 환율 안정이 금융시장 안정에 중요한 요인임을 강조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 FTSE 100지수가 3.2%로 낙폭을 급격히 축소하며 마쳤다.

연준은 뉴욕증시 개장 전 다른 중앙은행들과의 통화스와프를 통해 달러 유동성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반면 유로존 회원국들의 주요 주가지수는 최소 6%대에서 최대 12%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내년 영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포인트, 유로존 성장률 예상치를 0.5%포인트 각각 낮춘다고 밝혔다.

이후 뉴욕증시가 하락 폭을 확대함에 따라 유가 역시 낙폭을 늘렸다. 이에 따라 미국의 주간 원유 채굴장비수가 감소했다는 소식은 유가가 추가 하락하는 것을 제한하는 데 그쳤다.

베이커휴즈는 24일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수가 7개 감소한 330개를 나타내 4주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일 년 전에는 628개였다.

올해 들어 원유 채굴장비수는 20주나 줄어든 반면 단 3주 동안만 증가세를 나타냈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총 채굴장비수는 3개 감소한 421개였다.

원유선물 정규장 마감 직전 나스닥지수가 4% 이상 급락하고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 역시 3% 이상 떨어지는 등 브렉시트라는 악재를 한꺼번에 반영함에 유가 역시 낙폭을 급격히 늘려 평소보다 20분 이상 종가 고시가 늦어졌다.

일부에서는 브렉시트 현실화에 따른 BP 등 영국 원유업체들의 자본투자 감소 등이 이어지며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줄어들 수 있어 유가가 급격히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의 성장률이 잠재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에 전 세계 경제를 전망하기 어렵지만 브렉시트의 현실화에 직면한 거래자들이 적극적으로 위험자산을 투매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유가가 50달러를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45달러를 밑돌려는 하방압력이 더 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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