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김홍규 특파원 = 뉴욕유가는 전세계 경기 둔화 우려와 위험회피 심리 강화에 따른 달러 강세 등으로 하락했다.

2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31달러(2.8%) 낮아진 46.33달러에 마쳐 지난 16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유가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유럽지역의 경제가 침체국면으로 재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 상존과 달러화의 대영국 파운드화·유로화 초강세 현상으로 하락압력을 받았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32달러 아래로 하락하며 1985년 이후 최저치를 보였고 유로화 역시 달러화에 유로당 한때 1.10달러가 무너졌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브렉시트 현실화에 따른 금융시장의 신뢰상실이 위험자산 매도세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파운드화의 추가 하락 전망과 이에 따른 유로화의 동반 약세 예상은 상대적으로 달러 강세를 견인하며 원유시장에 부정적 재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유시장의 펀더멘털이 강해지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유가 하락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이들은 부연했다.

모건스탠리는 고객보고서에서 최근 유가가 반등했으나 미국 업체들은 여전히 투자계획을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커휴즈가 지난주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수가 4주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고 발표한 것도 유가 낙폭을 제한했다. 이는 미국 원유업체들의 생산이 조기에 늘어나지 않을 것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영국의 원유소비시장이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를 밑돌고 있어서 브렉시트가 원유시장의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원유시장은 브렉시트가 원유시장에 대한 직접적 영향보다는 유럽지역의 성장률 둔화를 부추길 가능성이 커진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유가는 젠스케이프가 지난 24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현물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 지역의 원유재고가 100만배럴 이상 감소했다고 밝혀 낙폭을 줄이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유럽과 뉴욕증시가 약세를 지속한 데 따른 위험거래 회피 심리 강화로 유가가 낙폭을 더 늘렸다.

오후 들어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영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두 단계 강등한 `AA`로 제시했고 등급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설정함에 따라 위험회피 심리가 더 강화돼 유가 역시 약세를 지속했다.

ICAP의 스콧 셸튼 브로커는 유가가 원유시장의 펀더멘털보다는 여전히 전세계 금융시장과 연동된 움직임을 보인다면서 그러나 강한 펀더멘털이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연계 매도세를 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시장관계자는 브렉시트에 따른 파운드화와 유로화 약세가 지속된다면 유가가 강한 펀더멘털에도 45달러를 하향 테스트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원유시장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주는 중국의 정제유 공급 과잉으로 정유사들의 마진이 급감한 상황이지만 수요는 펀더멘털적으로 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유가가 파운드화와 유로화 약세와 유럽의 경기 침체 가능성 등으로 45달러 아래로 추가 내림세를 보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에서 더 많은 사람이 자동차를 구입해 이용하고 있으며 특히 겨울철 난방유 사용이 강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 이는 향후 유가에 긍정적 재료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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