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신충식 농협금융지주 회장 겸 농협은행장이 지난주 회장직 사의를 표명한 후 농협 내부와 관료 출신 인사들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내부 인사로는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가, 관료 출신 인사로는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권태신 전 국무총리실장 등 경제관료들이 하마평에 오른 상태다.

11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이번 주초 사외이사 2명, 이사회 추천 외부전문가 2명, 중앙회장 추천 인사 1명으로 구성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을 선임한 후 후보자 선정 절차에 들어간다.

이날 임시이사회에서 사외이사와 외부전문가 몫의 회추위원이 선임됐고,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이 1명을 추가로 선임하면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이 본격 개시된다.

이에 따라 새 회장 선출과 관련한 하마평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내부 인사 중에선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가 차기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김 대표는 대부분 신용 사업 쪽에서 일한 전문 금융통이다. 금융당국 인사들의 신임이 두터운 점이 강점이지만, 올해 초 초대 회장 선임 과정에서 낙마한 만큼 회전문 인사 논란이 일 수 있는 점은 부담이다.

그는 2008년 신용 대표에 취임한 후 2010년 연임에 성공했고, 이후 농협의 신경분리 과정에서 최 회장의 신임을 얻으며 초대 농협금융 회장 1순위 후보로 거론됐었다.

관료 출신 중에선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권태신 전 국무총리실장 등이 농협금융의 새 회장 후보로 거론된다.

윤 전 장관은 행시 10회로 공직에 입문해 정부의 금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경제관료다.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았고, 보스 기질이 강해 후배들의 신망이 두텁다.

진 전 위원장은 행시 17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무부, 금융감독위원회,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 재경부 제2차관, 금융위원장 등을 거치면서 금융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권 전 실장은 행시 19회로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한 이래 거시경제, 예산, 금융분야를 두루 거쳤고, 꼼꼼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업무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들은 국내 5대 금융지주인 농협금융을 이끌만한 경륜과 무게감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농협 노동조합이 정부의 농협 사업구조개편 이행약정서 체결에 반발해 총파업을 결의한 상황에서 낙하산 논란을 부를 수 있는 점은 약점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부 인사들이 하마평에 올랐지만, 아직 회추위원 선임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후보의 면면과 유력 후보를 꼽을 단계는 아니다"며 "회추위원 성향이 파악돼야 농협금융의 새 회장 인선 결과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는 "신임 회장 선임과 관련해 아직 노조 쪽에서 특별한 입장을 밝힌 것은 없고 그럴 단계도 아니다"며 "현재 하마평에 오른 인물 외에 올해 초 초대 회장 선출 당시 후보들은 물론 전혀 새로운 인물도 최종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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