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9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불안이 완화된 데 따라 이틀 연속 상승했다.

국채가격은 브렉시트가 촉발한 안전자산 선호가 진정됨에 따라 내렸고,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는 이틀째 달러화에 대해 올랐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감소세를 나타낸 데다 노르웨이 유전 노동자들의 파업 가능성이 상존해 4%가량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지난 5월 미국의 소비지출은 증가세를 나타내 올 초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음을 확인했다.

미 상무부는 5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에 부합한 것이다.

5월 개인소득은 0.2%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3%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했다. 5월 개인 저축률은 5.3%를 나타내 연중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5월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고 전년 대비 0.9% 올랐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과 전년 대비 0.2%와 1.6% 각각 상승했다.

이날 소비 지표가 발표된 이후 앰허스트 피어폰트증권은 미국의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3.1%로 상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즈는 성장률 예상치를 2.5%에서 2.8%로, 매크로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는 2.6%에서 2.8%로 올려잡았다.

지난 5월 미국의 펜딩(에스크로 오픈) 주택판매는 하락세를 보여 미 주택시장이 둔화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5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월 수정치 115.0보다 3.7% 하락한 110.8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2.0% 하락이었다.

5월 펜딩 주택판매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2% 낮아졌으며 연율로는 2014년 8월 이후 처음으로 떨어졌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불안이 완화된 데 따라 이틀 연속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4.96포인트(1.64%) 상승한 17,694.6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4.68포인트(1.70%) 높은 2,070.7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7.38포인트(1.86%) 오른 4,779.2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상승 폭을 확대했다.

투자자들은 브렉시트 충격에 낙폭이 컸던 업종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며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경제지표 등을 주목했다.

전일 업종별 가장 큰 상승세를 보였던 금융업종과 에너지업종, 기술업종은 이날도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금융업종이 2.3% 오르며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고, 에너지업종이 2.0%, 기술업종이 1.7% 오름세를 보였다. 이외에 헬스케어업종과 산업업종, 소재업종도 1% 넘게 상승하는 등 전 업종이 강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도 금융업종인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이 각각 2.1%와 2.8% 상승했고, 에너지업종인 셰브런과 엑손모빌이 각각 1.7%가량 올랐다.

개장 전 발표된 미국 소비 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도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세계 중앙은행들이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와 금융시장 불안에 따라 추가 통화완화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도 시장 상승에 일조했다.

BNP파리바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7월 통화완화 정책을 단행할 가능성이 80%라고 진단했다.

은행은 브렉시트 충격으로 안전자산인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BOJ가 당좌계정 일부에 적용하는 금리를 현재 마이너스(-) 0.1%에서 -0.3%로 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투자자들은 브렉시트가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제롬 파웰 미국 연준 이사는 브렉시트로 세계 경제의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브렉시트가 고용시장 성장 추진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미국 경제 성장을 둔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영국이 EU 탈퇴 절차를 진행하는 데 대한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으므로 앞으로 몇 주 동안 시장 변동성은 지속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1.25% 내린 16.64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촉발한 안전자산 선호가 진정됨에 따라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4/32포인트 낮아졌고, 수익률은 전일보다 1.3bp 오른 연 1.477%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2bp 상승한 0.625%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3bp 높아진 2.281%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위험회피 약화로 이틀째 유럽증시와 뉴욕증시, 파운드화, 유로화,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는 가운데도 월말과 분기말 포트폴리오 조정용 매수세로 상승 출발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 600지수는 3.09% 상승했고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 밖으로 감소한 데다 노르웨이 유전 노동자들의 파업 가능성이 상존해 전날보다 배럴당 4.24%나 오른 49.88달러에 마쳤다.

다만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금값이 0.7% 오르는 등 안전자산 선호도 공존했다.

RBC웰스매니지먼트의 크레이그 비숍 전략가는 "자산 가격 안정은 고무적이지만 아직 브렉시트 파장이 어떻게 될지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비숍 전략가는 "미 국채수익률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는 것은 세계 경기 둔화 우려 때문"이라며 "유럽 국채수익률이 '닻'처럼 미 국채수익률도 끌고 내려가고 있어서 앞으로 큰 폭의 반등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혼조적으로 나온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의 상승세가 부진한 것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느려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로렌스 윤 NAR 수석 경제학자는 타이트한 재고와 빠른 가격 상승 등이 주택시장 문제로 부각했다고 말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 폭이 탄탄하게 유지되면서 위험자산 가격 안정세가 지속하자 오름폭을 다 줄이더니 반락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브렉시트 결정 후 지난 24일과 27일 이틀간 매수했던 안전자산을 일부 풀어내는 거래가 있었다며 하지만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혔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견해를 보였다.

브린캐피털의 스코트 부쉬타 헤드는 "시장은 일종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주요 위험과 정치적 불안이 여전히 크지만 모두가 행동에 나서기보다는 앉아서 생각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전략가들은 최근 발표되는 미 경제지표 내용이 좋은 데도 채권시장이 반응하지 않는 것은 브렉시트 등 해외 변수 영향이 워낙 큰 데다 연준도 이 여파의 영향권 안에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올해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21%, 인하 가능성을 1% 반영했다.

전략가들은 또 미 국채수익률이 내려도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까지 떨어진 유럽이나 일본보다는 높다며 해외 투자자들의 미 국채 수요가 계속되는 점도 국채수익률이 많이 오르지 못할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1.3bp 하락한 -0.127%에서 거래됐다. 같은 만기 영국 국채수익률도 전일의 0.955%에서 0.949%로 내렸다.

일부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율은 4년 이상 연준의 목표치 2%를 밑돌고 있는 점에 주목하면서 안전자산으로써 미 국채에 대한 선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레이몬드제임스의 케빈 기디스는 "채권시장에서 일부 안전자산 매수 강도가 약해졌지만, 터키에서 새로운 테러가 나는 등 미 국채시장은 여전히 세계의 안전자산으로 남아있을 것이고 이 요인은 국채수익률을 언제든지 낮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안이 완화되면서 이틀째 달러화에 대해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2.8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2.74엔보다 0.07엔(0.06%)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2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063달러보다 0.0060(0.53%)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14.41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13.68엔보다 0.73엔(0.63%) 올랐다.

파운드화는 달러에 대해 1.34262달러에 마쳐 전장보다 0.00843달러(0.62%) 상승했다.

파운드화와 유로화는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 탓에 안전자산으로써 매수했던 달러와 엔화를 내다 파는 거래자들의 움직임이 지속함에 따라 올랐다.

이틀째 유럽증시와 뉴욕증시, 국제유가 등 위험자산 상승세가 지속했다.

뉴욕 외환시장은 오후 들어 뉴욕증시 등 위험자산 가격 상승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등락했지만 큰 폭의 움직임은 없었다.

외환 전략가들은 브렉시트 후 급등락을 반복하는 파운드화 움직임을 주목하면서 브렉시트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 여지와 위안화 급격 절하 가능성 등을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계속 보였다.

커먼웰스포린익스체인지의 오메르 에시너 수석 분석가는 "많은 투자자가 앞으로 영국과 유럽연합의 결별이 어떻게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지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며 "거래자들은 새로운 뉴스의 부족 속에서 차익실현에 나섰다"고 말했다.

오안다의 딘 포플웰 부대표는 "최근 시장 움직임은 기술적인 반등이고, 또 월말과 분기말 포트폴리오 조정용 거래의 영향도 있다"며 "모두의 마음에 있는 가장 큰 의문은 '데드캣바운스'가 얼마나 클 것인가"라고 분석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전략가는 "현재 투자자들은 영국이 맞이할 혹독한 정치적, 경제적 문제들에 같이 직면할 위험에 처해있다"며 "현재 파운드화의 '숏 커버링' 국면은 쉽게 없어져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물가가 전월 대비 플러스(+) 영역으로 진입했지만, 여전히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치 밑에 있는 점도 관심을 끌었다. 앞으로 ECB의 통화완화 강도가 더 강해져 유로화를 약세 쪽으로 몰고 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6월 독일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가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0.3% 각각 상승했다고 독일 연방통계청이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0.4% 각각 올랐을 것으로 예측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제니퍼 맥케완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에서조차 인플레이션은 치솟을 것 같지 않다"며 "임금 성장이나 소비자들의 물가 기대가 낮은 데다 브렉시트와 난민에 관한 불확실성도 물가 상승 발목을 잡을 요인"이라고 말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감소세를 나타낸 데다 노르웨이 유전 노동자들의 파업 가능성이 상존해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03달러(4.24%)나 오른 49.88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전날 미국석유협회(API)가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을 웃도는 감소세를 보였다고 밝혀 전자거래에서부터 상승세를 나타냈다.

노르웨이 유전 노동자들의 오는 7월2일 파업 가능성과 달러화의 대 파운드화·유로화 약세 역시 유가 강세 재료로 작용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업체와 정유공장들이 정전과 장비 부족 등으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유가에 긍정적이다.

이후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주 원유재고 결과를 내놓은 뒤 유가가 상승 폭을 확대했다.

EIA는 지난 6월24일로 끝난 주간의 미 원유재고가 410만 배럴 감소한 5억2천660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200만 배럴 감소를 상회한 것이다.

API는 전날 같은 기간 원유재고가 390만 배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95만 배럴 감소한 6천423만배럴이었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140만 배럴 늘어난 반면 정제유(난방유 포함) 재고는 180만배럴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변화가 없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사들의 주간 설비가동률은 전주의 91.3%에서 93.0%로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은 91.9%로 내다봤다.

미국의 주간 산유량은 하루 5만5천 배럴 줄어들었다. 전주에는 3만9천 배럴 감소했다.

주간 휘발유 재고가 예상 밖의 증가세를 나타낸 데다 경제지표가 혼조적 모습을 보였으나 상승 분위기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증시와 외환시장 혼란이 예상보다 제한적인 모습을 나타낸 이후 경제가 받을 충격 역시 당초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돼 유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가가 50달러대로 재진입 혹은 안착을 위해서는 전 세계 공급 과잉이 수요에 의해 확실히 해소되고 있다는 증거가 나와야 가능할 것 같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특히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해 있는 것도 유가 오름세를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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