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한 시멘트업체의 주가 폭락은 중국 정부의 정책 결정에 기댄 베팅이 얼마나 위험한 투자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중국 시멘트업체인 중국서부시멘트(02233.HK)와 중국 최대 시멘트업체인 안휘해라시멘트의 합병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합병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30일까지 중국 상무부의 합병 승인이 통과되지 않으면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 28일 홍콩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던 중국서부시멘트의 주가가 장 막판 최대 46%가량 추락한 뒤 전날보다 32.70% 떨어진 1.07홍콩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 거래는 중단된 상태다. 중국서부시멘트의 달러채 금리도 4.8%에서 6.1%로 급등세를 보였다.

작년 12월 안휘해라시멘트는 중국서부시멘트가 발행하는 신주를 주당 1.69홍콩달러에 사들여 중국서부시멘트에 대한 지분을 51%까지 확대할 계획이었다. 주가 하락으로 거래 가격은 지난 28일 종가보다 58%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주가 폭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알려진 것이 없다.

지난 수개월간 중국서부시멘트의 주가는 제시된 거래가 근처에서 움직였으며 투자자들은 해당 거래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확신해왔다. 주주들도 해당 제안에 찬성표를 던졌고, 중국 상무부의 승인만 남겨뒀으나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공급과잉 시장에 합병을 독려하는 상황에서 이 또한 형식적 절차만 남겨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해당 거래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만약 중국서부시멘트가 안휘해라시멘트와 거래 연장에 합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30일까지 상무부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거래는 불발로 끝나게 된다.

따라서 일부 투자자들이 30일 마감시한을 앞두고 중국서부시멘트 주식을 팔았을 가능성이 크며 이러한 매도세가 브렉시트 변동성과 맞물려 매도세가 폭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다만, 상무부의 거래 승인 지연이 정부의 합병 부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WSJ은 전했다.

실제 2011년 중국 상무부는 얌브랜드의 리틀 쉽(Little Sheep) 인수 최종 승인을 마감시한 2주가 지나서야 발표했다. 당시 상무부는 최종 결정을 2개월간 미룬다고 발표한 후 결국 2주 만에 승인을 내줬지만, 주가는 20%가량 떨어진 뒤였다.

WSJ은 이번 거래 역시 상무부의 최종 승인이 날지 아니면 다른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일은 정부 정책에 기댄 투자가 가져다주는 위험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외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 역시 상장폐지 후 본국으로 돌아가려다가 당국의 정책 변화에 희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주가가 타격을 입어왔다.

WSJ은 중국 정부의 정책 결정으로 이익을 내려는 투자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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