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엔화 강세에 따른 수출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비수기'로 통하는 7월에 들어섰으나 거래량이 되살아나면서 중장기적으로 원화 강세 재료가 부각될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에 진행된 엔화 강세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업체들이 혜택을 받으면서 달러 공급 우위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진단됐다.

실제로 지난 5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크게 증가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국제수지(잠정)'을 보면 지난 5월 경상 수지 흑자는 103억6천만달러로 급증했다. 수출 감소폭도 2%대로 축소됐다.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엔화 강세가 신흥국 위험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엔고 자체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일본과의 수출 가격 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는데다 달러-엔 급락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자극돼 상반기 달러-원 환율이 크게 상승해서다.

달러-엔 환율은 엔화 강세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꾸준히 하락했다. 특히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현실화로 지난 6월전월 말 대비 무려 7.3%의 가파른 절상폭을 기록했다. 지난 24일 달러-엔은 100엔을 하향 돌파하면서 지난 2013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엔화 강세로 엔-원 재정환율은 같은 날 100엔당 1,180.33원까지 급등했다.





<자료 : KB국민은행>

김선태 KB국민은행 자본시장본부 연구원은 "상반기 진행됐던 엔화 강세로 수출업체들이 수혜를 봤다"며 "국내 경제가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강해지면서 장기적으로는 원화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엔화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 빈도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엔화 매수 심리는 위축되지 않고 있다. 아베노믹스 후퇴 등 일본 정책 당국의 완화책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다 내수 회복 또한 요원하다.

국금센터에 따르면 해외 IB들의 엔화 전망치(평균)는 오는 9월말 109.3엔에서 105.1엔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레딧스위스와 HSBC는 연내 100엔을 하회하고 1년 후에는 무려 94엔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엔화 강세 수혜로 시장 활기가 되살아날 기대에 환영하고 있다. 수출업체 실적 개선에 따른 네고물량 출회 등 거래 유인도 커진데다 시장 변동성이 살아날수록 포지션 플레이도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7월은 휴가도 많고 전통적으로 서울환시의 '비수기'로 통한다. 거래량이 많지 않아 이익 내기가 어려운 장"이라면서도 "현재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반영된 가운데 경상수지 개선 등으로 달러화 하락 재료가 우세하다. 트레이더 입장에선 환시 변동성이 클수록 포지션 잡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선태 연구원은 "상반기 동안 진행된 엔화 강세와 원화의 상대적 약세로 하반기 수출 개선이 기대된다"며 "펀더멘털이나 통화정책 측면에서 보면 7월 달러화가 저점 1,130원대까지 하락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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