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자 투자자들의 이목은 이탈리아로 쏠렸다. 이탈리아가 스페인 다음으로 쓰러질 국가라는 우려에 11일(유럽 시간)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치솟았고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에 6개월래 최고치인 6.04%까지 올랐고 우니크레디트 주가는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출처:인포맥스 [6532]화면)

글렌데본 킹 자산운용의 니콜라 마리넬리 매니저는 "이탈리아에 대한 주목도가 높으며 이는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은 뒤에도 결코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스페인 구제금융은 이탈리아도 곧 공격을 받을 것을 뜻하진 않지만 투자자들이 이탈리아 국채를 거래하기 전에 모든 정보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부채는 2조유로(2천900조원)로 경제 규모에 대한 비율로 따지면 그리스, 일본 다음으로 높다.

이탈리아 재무부는 매달 국채 350억유로어치를 발행해야 하는데 이는 키프로스, 에스토니아, 몰타 등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보다 많은 것이다.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의 니컬러스 스피로 이사는 "이탈리아의 문제는 스페인이 겪은 문제를 이탈리아도 겪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는 것"이라면서 "금융시장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이 10년 넘게 유럽연합(EU) 평균치를 밑돌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총 부채가 스페인의 2배가 넘는다는 것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기 충분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추정치를 보면 이탈리아는 올해 마이너스(-) 1.7% 성장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채권국의 마리아 카나타 국장은 최근 몇 달간 이탈리아 국채 발행에 참여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줄어 10년물 국채 금리가 8.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자 정부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 대출(LTRO)로 유동성을 확보한 이탈리아 은행들을 동원해 국채 발행 결과를 꾸미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토마스 마이어 자문은 "투자 신뢰도가 낮아져 이탈리아가 시장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ECB가 나서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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