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유안타증권이 최근 사명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동양증권에서 유안타증권으로 사명을 바꾼 지 약 2년이 다 돼 가지만, 아직도 '유안타증권이 옛날 동양증권'이라고 설명해줘야 하는 일이 생길 정도로 대중들에게 '유안타증권'이란 브랜드가 완전히 각인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주력하고 있는 리테일부문은 브랜드 인지도가 실적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옛 이름 '동양'을 되찾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옛 동양증권이 전신이다. 지난 2014년 10월 대만의 유안타그룹으로 대주주가 바뀌면서 상호를 변경했다.

당시 직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사명에 대한 투표를 실시한 결과에선 유안타증권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더 많이 나왔다. 그때만 해도 동양사태 직후라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 '동양'이란 이름을 빼는 것이 새 출발에 유리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그렇게 한때 국내 '빅5' 안에 들었던 '동양증권'의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최근 유안타증권 내부에서는 다시 '동양' 이름을 되찾아 사명을 '유안타동양증권'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인공지능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티레이더2.0'를 내세우고 전사적으로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유명 연예인 정우성을 모델로 내세워 '티레이더 하라' 텔레비전(TV) 광고를 선보였고, 서울시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유안타증권 본사에는 티레이더 광고용 현수막이 빌딩 한 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매스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국내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 고객 수가 생각처럼 많이 늘어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옛 '동양' 이름을 되찾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영업력을 끌어올리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과거 동양증권은 국민 두 명 중 한 명이 동양증권 CMA통장에 가입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로 리테일 부문의 절대 강자였다.

아직 동양상태 후유증이 완전히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브랜드명을 바꾸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지난 4월 옛 이름 '제일'을 되찾은 'SC제일은행'도 유안타증권과 비슷한 고민을 한 경우다.

SC제일은행은 2005년 스탠더드차타드(SC)그룹에 인수된 이후 2011년 '한국SC은행'으로 사명을 바꿨다.

최근 고객들에게 익숙한 이름으로 편하게 다가가기 위해 다시 '제일'을 살렸다.

다만, 사업자등록과 정관 등 은행의 등기와 관련된 법적 명칭은 기존과 같은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사용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 리테일 시장은 외국계 금융기관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다"며 "SC제일은행이 과거 제일은행의 브랜드명을 다시 살린 것처럼 외국계에 인수됐더라도 대중들에게 익숙한 이름을 사용하는 게 영업에는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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