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엔화가 급등하자 일본 개인 FX마진 투자자인 '와타나베 부인'들이 거래를 주저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6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자회사인 금융정보회사 퀵(QUICK)이 일본 외환 중개업체들의 자료를 취합한 데 따르면 달러나 유로 등 주요 통화에 대한 엔화 매도 미결제약정은 약 95만 계약으로 지난 2012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렉시트 이후 엔화 상승으로 이미 손실을 입은 와타나베 부인들은 거래를 꺼리는 분위기다.

한 40대 투자자는 "예상을 뛰어넘는 엔화 강세에 그만 당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달러당 115엔대에서 엔화 매도·달러 매수에 나섰으나 영국 국민투표 이후 엔화가 달러당 99엔대로 치솟는 바람에 강제 로스컷(손절)에 내몰렸다는 것이다.

이 투자자는 "로스컷 이후 관망하고 있다"며 "시세의 방향을 살펴보고 있는데 아직은 투자 타이밍이 아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개인 투자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엔화 매도·달러 매수 포지션을 구축하는 경향이 강해 엔화 강세가 진행되면 손실을 입기 쉽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엔화가 여러 통화에 대해 상승했다며, 평가손을 떠안은 채 새롭게 약정을 늘리지 않는 개인 투자자도 많아 보인다고 추측했다.

다른 30대 개인 투자자는 "현재는 달러를 많이 팔기도, 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당 엔화 가치가 100엔대 중반으로 오르긴 했지만 지난 일주일간 101~103엔대에서 횡보해 와타나베 부인들이 방향 감각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졌다.

이 투자자는 "영국 국민투표 이후 우선 거래 통화를 달러와 유로로 압축했다"며 "미국 금리인상이 어렵게 돼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은행의 추가 금융완화가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와타나베 부인들이 의식하는 다음 저항선은 100엔이다.

가이타메닷컴종합연구소는 "6월 엔화 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됐기 때문에 100엔 근처에서는 (단기) 고점을 의식한 엔화 매도·달러 매수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와타나베 부인들의 엔화 매도가 일시적으로 엔고 압력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겠지만 만약 엔화가 추가 강세를 나타낼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중상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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