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은 뒤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상장사 실적 모멘텀이 매크로 위험을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일부에서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기업의 실적이 오히려 하향 조정되고 있어 하락 경계감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 8조1천억원의 2분기 영업이익을 내놨다. 매출액은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지만, 영업이익은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1분기 잠정실적 발표 당시만 해도 6조원 내외였지만, 7월 초 7조6천억원까지 상향 조정됐다. 실제 영업이익은 이마저도 7.2% 넘어선 어닝 서프라이즈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삼성전자 실적은 시장 전체적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작년 2분기에는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어가지 못하고 예상치를 하회한 영업이익을 내놓으면서 주가 역시 3분기 중반까지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올해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큰 폭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시장 전체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큰 종목이다. 코스피200 기업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8%에 달한다.

실제 작년 1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9.9% 웃돌자, 코스피200 기업들의 영업이익도 컨센서스를 3.2% 웃돌았다. 반면 2분기에 삼성전자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을 내놓은 뒤 코스피200 기업들의 영업이익도 컨센서스를 8.2% 하회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예상을 크게 웃돈 실적을 내놨기 때문에 코스피200 기업들의 이익 기대도 동반 개선될 것"이라며 "하반기 이익 추정치도 꾸준히 상향 조정되고 있는데,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어닝시즌을 거치는 과정에서 추가 상향 조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삼성전자 후속이 중요하다. 실적 개선 기대를 이끌었던 삼성전자 기대가 사라진 뒤 2분기 실적 기대를 끌어올릴 종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11일 이마트를 시작으로 12일 삼성엔지니어링, 13일 KT&G, 15일 POSCO, LG화학, 미래에셋대우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2012년 1분기, 2012년 4분기, 2015년 1분기 삼성전자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실적 발표 전후 기록했던 고점을 3개월 동안 넘어서지 못했다. 주로 어닝 서프라이즈 후에는 추가 상승보다는 매물소화, 과열해소 국면에 진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2분기 실적에 경고등이 들어왔다"며 "삼성전자를 제외한 2분기 실적 전망치에서 종목별 확산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의 든든한 버팀목이던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기대도 이제 없다"며 "2분기 실적 기대가 빠르게 낮아질 수 있고, 삼성전자의 추가 반등 탄력이 약해지면 시장의 하락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어 코스피 하락 경계감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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