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사람들> 임태순 LIG투자증권 대표이사
<금융가 사람들> 임태순 LIG투자증권 대표이사
  • 김경림 기자
  • 승인 2016.07.1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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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1997년의 그는 20년 후 자신이 증권사 사장이라는 직함을 달게 될 줄 알고 있었을까.

오랜만에 금융투자업계에 40대 사장이 등장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이후 처음이다.

임태순 신임 LIG투자증권 대표는 정통 증권맨이 아니다. 여의도에서 사모펀드(PEF) 출신인 그를 아는 인물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그는 20여년의 경력을 토대로 LIG투자증권을 투자은행(IB)ㆍ사모투자(PE) 특화 증권사로 키운다는 분명한 뜻을 갖고 있다.

임태순 LIG투자증권 대표이사

임 대표는 11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LIG투자증권은 수수료를 포기하더라도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에 집착하지 않고 정직한 컨설팅을 할 것"이라며 "거래를 해서는 되지 않는 이유를 진솔하게 말해 IB 업계에서 규모를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생경한 이름이지만 PE 쪽에서는 잔뼈가 굵다.

그는 KTB투자증권에서 1999년부터 2007년까지 바이아웃(buy-out) M&A 전문가로 활동했다.

단돈 2만원의 그의 M&A 인생이 시작됐다.

임 대표는 "1997년 신문에 권성문 회장의 미래와사람에서 사람을 채용, 면접을 보면 2만원을 준단 말에 지원을 했다"며 "평가 방법도 '창의적인 사람' '어디 어디에 자신 있는 사람' 등 계량화될 수 없는 조건으로 사람을 평가한단 점도 매력적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렇게 미래와사람에 합류, 이후 맡게 된 첫 딜이 KTB였다.

임 대표는 "M&A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는데, 입사 후 '무슨 일을 하면 될까요'라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네가 알아서 해'란 말이었다"며 "KTB를 인수할 때 입찰까지 2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 및 대출 리스트를 꼼꼼하게 분석, 자산 가치를 평가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KTB에서 새 둥지를 튼 이후 그의 PE 딜은 빼곡하게 그의 이력을 채우고 있다.

현대큐리텔이 대표적이다.

IT 버블 이후 임 대표는 현대큐리텔 지분 80%를 팬택과 각각 190억원씩 출자해 총 38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시장에는 'IT는 끝났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임 대표는 사업부문별 재무제표를 뜯어보고 기업의 가치를 재평가했다.

그는 "요즘에는 사업부문별로 손익계산서를 뽑을 때 간접비 배분이 정확하지만 당시에는 간접비를 사업부문 인원수별로 배분했기 때문에 정확치 않았다"며 "이 때문에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이 엄청난 적자로 기록됐으나 실사를 통해 다시 계산한 결과 엄청난 흑자 기업이란 걸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2~3년 만에 순이익 5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업 구조가 크게 개선됐다"며 "이에 3년 만에 엑시트(exit)를 하고 상장시키면서 10배에 가까운 수익을 냈다"고 귀띔했다.

이번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되는 한국토지신탁도 그의 손을 거쳤다.

2007년 한토신은 연간 500억원씩 영업 적자를 기록하던 회사였다.

그는 "부실한 자산관리 때문에 대손상각이 발생, 이를 빼고 다시 계산하니 연간 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던 기업이었다"며 "이 부분을 찾아 해결했더니 실제로 흑자로 돌아서는 기업이 됐다"고 전했다.

'무조건 싸게 산다'가 딜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던 투자 철학이다. 비지떡을 싸게 산다는 건 아니다. 밸류에이션을 철저하게 평가해 시장가와 관계없이 적정가를 찾는다는 게 임 대표의 원칙이다.

그는 "모든 투자 대상에는 적정 가치가 있고 그 가치보다 얼마큼 싸게 사느냐가 이익을 창출하는 원천이다"며 "자신이 그 가치와 사업 내용을 판단할 수 있는 곳 중 시장에서 홀대받는 업종이나 기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태순 대표는 앞으로 LIG투자증권을 '정통 IB 하우스'로 만들되 다른 중소형사 인수도 배제하지 않을 예정이다.

그는 "기관 고객들이 대체투자 딜을 찾으면 우리 PE쪽에서 맡고 있는 상품을 소개하는 등, 법인 영업을 포기하겠단 의미가 아니다"며 "향후 PE 조직은 5~10명정도로 늘려 1조원 안팎의 사업부문으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홀대받고 있는 금융사 중 괜찮은 회사들을 찾아내고 이를 어떻게 살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며 "정통 IB에 집중,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해 PE 중심의 '잘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사모펀드 케이프에서 대표를 역임, 케이프의 LIG투자증권 인수로 증권사 대표 자리로 옮기게 됐다.

LIG투자증권은 내년 1월1일부로 '케이프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꾼다.

kl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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