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윤표 전(前) 국민연금 운용전략실장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영입하고 AI 본부를 맡기기로 했다.
이 전 실장은 주식을 제외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로 활약하게 된다. 주식은 '오너'인 황성택 대표가 맡고 나머지 부분을 이 전 실장에게 일임한 것이다. 대표이사 역시 한 명 늘어나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황성택, 김영호 대표이사에 더해 3인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었다.
앞서 이 운용사는 항공기 펀드 전문가인 강 케네스 상무를 비롯해 대체투자 전문 인력도 3~4명가량 늘렸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아예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메리츠부동산자산운용 등록 신청을 하고 신준현 전 현대자산운용 대체투자본부장을 부동산운용 대표로 이동했다. 신 대표는 현대운용에서 호흡을 맞추던 매니저 4명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
운용업계의 AI 사업에 대한 관심은 최근 들어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
주식 및 채권형 펀드만으로는 수익을 내는 데에 한계가 있는데다 중위험ㆍ중수익에 대한 수요가 늘어 임대료 등 고정된 수입이 있는 부동산이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와 해외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작년 6월말 기준 33조3천897억원(공ㆍ사모 합계)에서 지난달 말 기준 40조원으로 팽창했다. 공모형 펀드의 설정액은 1조원대에서 다소 줄었지만 사모펀드 시장이 급성장했다.
황태웅 전 도이치자산운용 대표가 세운 페블스톤자산운용을 비롯, 한국교통자산운용, 다올자산운용 등 금융 당국에 신규 PEF 등록을 마친 곳들도 사모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다올자산운용은 이학구 전 하나자산운용 본부장과 엄재상 전 삼성SRA자산운용 본부장을 각각 대표이사와 본부장으로 선임했다.
기존 운용사들도 대체투자 사업을 확대, 인력 쟁탈전에 나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초 김정연 전 하나자산운용본부장을 상무로 데려왔다.
김정연 본부장은 서울대 조경학과를 졸업, 삼성물산 건설 부문과 아더앤더슨코리아 등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았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 7월 강세기 삼정KPMG투자자문 전무를 새 대체투자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강 본부장은 2008년 6월부터 삼정에서 부동산 재무 자문업무를 맡았다. 앞서 중화권 및 아시아 부동산 투자 전문 회사 아시아퍼시픽랜드(APL) 등에서도 부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초 해외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AI투자본부를 신설했다.
팀 수준이었던 사업부를 본부로 격상하면서 삼성생명 인력 통합작업으로 충원된 6명의 인력이 추가 영입됐다. 본부장은 삼성생명 기업금융부장 출신인 김상용 본부장이 맡게 됐다.
본부로 격상된 후 5개월만에 삼성운용 대체투자본부는 멕시코 가스복합화력발전소 SCNT파워노르테(Power Norte) 지분과 채권을 매입하는 사모펀드를, 이후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들과 미국 및 유럽 사모펀드(PE)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도 결성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산업 확장에도 관련 인력은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대체투자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의 부동산이나 인프라 투자 역사는 짧아 운용업계는 여의도 밖으로까지 인재 영입에 손을 뻗치고 있다"며 "실무에 투자할 수 있는 인력이 많지 않아 주니어급 채용은 더욱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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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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