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전문성을 내세워 산업계에서 금융투자업계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로 이동하던 흐름이 다시 바뀌고 있다.

증권가 불황을 타고 기업 분석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업 IR로 이동하는 여의도 증권맨들이 속속 등장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에서 펀드매니저로 변신한 16년차 베테랑 박성재 펀드매니저가 토니모리 IR 팀장으로 이동한다.

박 매니저는 1999년 12월 증권회사에 입사한 뒤 2000년 8월부터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2008년에 '셀'사이드에서 '바이'사이드로 이동, 펀드매니저로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까지 박 매니저는 'LS리딩솔루션30펀드' 책임매니저로 활약했다. 오는 18일부터 화장품 회사 토니모리의 '입'으로 활동한다.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IR 이동도 많다.

메리츠투자증권의 IT 팀장으로 활동하던 지목현 애널리스트는 인프라웨어 IR로 이동했다.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시니어급 애널리스트였던 지 애널리스트는 올해 산업계로 갔다.

20여년간 자동차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리던 강상민 애널리스트도 디아이씨로 이동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디아이씨 재경본부를 총괄하면 IR파트 역시 관할하고 있다. 음식료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던 정성훈 애널리스트도 매일유업 IR로 이동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스타급 애널리스트들을 IR로 잇따라 영입해 화제가 됐는데, 그 뒤에는 오히려 산업계에서 여의도로 오는 게 트렌드가 됐다"며 "그러다 다시 여의도에서 산업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6년에 두산그룹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 등 여러 계열사에서 스타급 애널리스트들을 영입해 IR 부서장으로 앉혔다. 이후 LG디스플레이 등으로도 베스트 애널리스트 이동은 이어졌다. 확실히 '해 본 사람'이 IR을 하니 IR 수준이 한단계 올라갔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다 코스피가 2,000을 사상 처음으로 뚫는 등 증시 활황기가 오자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수요가 늘어났다. 약사 출신 제약 애널리스트, 삼성전자 출신 애널리스트, 게임회사 출신 펀드매니저 등이 여의도에 입성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의 시각으로 IR을 하려는 니즈가 커졌다"며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는 성장형 시장이 위축되고 어려지면서 경험을 살려 일할 곳을 찾다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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