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삼성전자가 갤럭시 S7 시리즈 출시를 계기로 올해 상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훨훨 날았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 판매부진에 시달리면서 2분기 연속 역성장세를 이어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인 IM(IT·모바일) 부문은 2분기에 4조3천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 2014년 2분기(4조4천200억원) 이후 처음으로 영업익 4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대비로는 56%나 늘어났다. 삼성은 지난 1분기에도 4조원에 육박하는 3조8천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바 있다.

애플은 회계연도 3분기(3월27일~6월25일)에 101억달러(약 11조4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이익 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28% 줄었다.

애플에 따르면 이 기간 아이폰 판매량은 4천40만대로 매출규모는 240억달러로 집계됐다.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15% 감소했고, 매출액도 23%나 줄었다.

2분기 아이폰의 평균판매가격(ASP)은 595달러로, 전년동기의 660달러보다 65달러 낮아졌다. 아이폰의 ASP가 6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다.

애플은 회계연도 2분기에 13년 만에 처음으로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역성장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를 예고한 바 있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부진에 지난 4월에는 보급형인 아이폰인 아이폰 SE를 출시하기도 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렇게 아이폰이 과거만큼 흥행에 성공하지 못함에 따라 애플의 영업이익률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회계연도 2분기 27.7%였던 영업이익률은 3분기에는 23.8%까지 낮아졌다.

반면 같은 시기 삼성전자 IM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14.1%에서 16.3%로 2%포인트 넘게 올랐다. 지난해 IM부문의 영업이익률이 9.8%로 10%를 밑돈 것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상당한 수익성 제고에 성공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애플이 독식하고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이러한 삼성전자의 실적은 상당한 성과로 평가된다.

실제로 삼성은 갤럭시 S7 시리즈를 출시하며 전작인 S6와 비슷한 사양에 부품 원가를 상당히 낮추면서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갤럭시 S7 제품군 중에 가격이 더 높은 엣지의 판매 비중이 50%를 상회한 점과 갤럭시 A와 갤럭시 J 등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

2분기 삼성의 휴대폰 ASP는 210달러 중반이라고 삼성은 밝혔다. 휴대폰 전체 판매량 9천만대 가운데 80% 중반이 스마트폰이다.

물론 애플과 비교하면 삼성 휴대폰 가격은 3분의 1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이 크게 차이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이 많은 물량을 팔아 이익은 낸다면, 애플은 비싸게 팔아 이익을 내는 셈이다.

그러나 애플은 이제 더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만을 고수하기는 어렵게 됐다.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시장 가운데 한 곳인 인도에서는 애플의 스마트폰을 구매할 여력이 있는 인구가 많지 않고, 최대 시장 중국은 화웨이와 오포 등 자국 스마트폰 업체가 이미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급형 아이폰 SE를 내놓은 것도 애플의 이런 인식을 반영한 결과다.

애플은 2014년 대화면의 아이폰 6플러스를 출시하면서 상당한 시장 반응을 끌어낸 바 있으나, 6S에 대한 반응은 다소 약했다.

이런 이유로 애플이 오는 9월 발표할 아이폰7으로 재기를 노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소비자들이 과거만큼 신형 아이폰에 열광할지는 미지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직 애널리틱스는 "2분기 애플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4%로 전년의 12% 낮아졌다"면서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아이폰에 대한 피로감을 보여줄 것이며 새로운 아이폰SE는 이런 추세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갤럭시 S7이 혁신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상황에서 아이폰7이 들고올 비장의 무기가 무엇일지 관심이 쏠린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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