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20원대에서 급락 반작용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동결과 경기여건 개선 판단이 달러 약세로 연결되면서 달러화는 1,120원대로 급락했다. 달러화는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연중 저점을 새로 썼다.

달러화 레벨이 급격히 낮아진 만큼 장중 달러화는 1,120원대에서 당국 눈치보기 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행의 정책이 기대에 못미칠 것이라는 실망감에 리스크오프(위험회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월말 수출업체들이 매도할 환율 수준이 낮아지면서 네고물량을 적극적으로 내놓지 않는다면 추가 하락이 다소 제한될 수 있다.

서울환시의 시선은 달러-엔 환율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은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가 발표된다. 마이너스 금리 수준이 더 낮아졌을지, 추가적인 국채매입이 뒤따를지 등이 관건이다.

특히 달러-엔 환율이 한때 103엔대로 급락한 점에 주목할 만하다. 이처럼 엔고가 사그라들지 않는 것은 일본의 경기부양책이 과대포장됐다는 인식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28조엔 규모의 재정정책을 발표했으나 실제 직접적인 재정 부양은 6조엔 남짓에 그칠 것이며, 이 역시 예산이 나눠서 집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 효과가 규모에 못미칠 수 있음을 시장이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헬리콥터 머니'에 대한 기대는 이미 어느 정도 물건너 갔다. 통상 일본은행(BOJ)결과는 낮 12시 전후로 발표되나 발표가 지연된다면 정책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 반면, 헬리콥터 머니에 준하는 정책을 기대했던 시장은 일본은행(BOJ)이 이날 별다른 대응을 내놓지 않거나 완화 정도가 미비할 경우 큰 실망감을 드러낼 수 있다. 달러-엔 환율이 급락세를 이어간다면 달러 약세에 따른 저점 낮추기가 시도된 후 점차 일본의 정책 실망에 따른 리스크오프(위험회피)로 연결될 수 있다.

서울환시는 당국 개입이 의식되면서 하락할 룸(여유분)이 작을 수 있다. 달러화 1,130원선이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하루 만에 1,120원선에 근접했다. 그만큼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부담이 커졌다. 개장초 달러화는 소폭 반등하면서 달러화 추가 하락을 위한 보폭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전일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발표한 대외부문 평가보고서(ESR)에서 우리나라의 외환시장에 대해 "원화 가치가 지난해까지 적절하게 절상됐다"면서도 "올해 들어 6월까지는 지난해 평균대비 4% 평가절하됐다"고 지적한 점을 의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외환당국의 매수 개입 여력은 줄어들 수 있으나 변동성 축소나 속도조절 차원의 스무딩오퍼레이션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외환당국은 당국자 조정이 있었다. 한국은행 국제국은 서봉국 국제국장과 권민수 외환시장팀장이 새로 선임됐다. 두 사람 모두 외자운용원에서 외환보유액을 운용한 경험이 풍부한 만큼 부임 초기의 환율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뉴욕 다우지수는 하락했다. 28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82포인트(0.09%) 하락한 18,456.35에 거래를 마쳤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24.9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환시 현물환종가(1,124.40원)보다 0.20원 상승한 수준이다. 저점은 1,124.50원에, 고점은 1,128.30원에 거래됐다.

한국은행은 이날 통화신용정책보고서(중간보고서, 2016년 7월)를 국회에 제출한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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