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서울채권시장은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에 따른 후속조치 차원에서 이뤄지는 신용평가사들의 잇따른 신용등급 강등과 안전자산 선호심리 확대 등으로 강세 출발이 예상된다.

채권 매수 강도는 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그리스 2차 총선 결과가 '예측불가' 상태로 치달으면서 관망심리가 지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밤 미국 주가지수와 채권금리는 유로존 우려와 경기지표 부진 등으로 급등 하루 만에 하락 반전했다. 특히, 국고채 금리와 부쩍 상관관계가 높아진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가 전일보다 6bp 낮아진 연 1.605%를 기록해 이날 금리 하락 압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강세 재료 우위 속 그리스 '지켜보자' 심리 =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이 추가로 강등되며 유로존 우려를 더 키웠다.

신용평가사 이건-존스는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하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2주 전 이건-존스는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낮추는 등 한달여 만에 네 차례나 강등했다.

이건-존스는 성명에서 스페인 경제가 정부부채 때문에 계속 부실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페인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9.6%이며 성장률은 1.7% 하락했다고 이건-존스는 지적했다.

이날 무디스도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A3'에서 'Baa3'로 세 단계 강등했다. 무디스는 또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추가등급 강등 검토대상에 편입해 3개월 안에 등급 검토를 결론지을 예정이다.

스페인은 구제금융 신청 이후 오히려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신용등급이 잇따라 강등되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이런 스페인의 구제금융 후폭풍은 이탈리아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탈리아가 발행한 1년만기 단기국채의 평균 발행금리는 3.972%에 달했다. 이는 전달 발행금리 2.340%에 비해 크게 오른 것으로 최근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이후 다음 차례는 이탈리아가 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반영됐다.

서울채권시장은 무엇보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그리스 2차 총선 결과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임박했지만, 선거 판도와 선거 후 관건인 정부 구성 여부는 아직까지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2차 총선을 끝으로 정부 구성에 성공할 가능성과 3차 총선으로 이어질 가능성 모두 열어둬야 하는 시점이다. 그리스 사태가 극적인 반전이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는 점에서 시장 참가자들의 공격적인 매매는 자제될 것으로 보인다. 강세 재료가 우위에 있다는 점에서 금리가 오르면 나눠서 사겠다는 저가매수 심리는 그나마 비교적 강한 편이다.

▲美 주가 하루 만에 약세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로존에 대한 우려가 지속된 가운데 미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와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77.42포인트(0.62%) 하락한 12,496.38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유로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된 가운데 지난 5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나타내 하락세로 출발했다.

주가는 한때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반등하기도 했으며 이후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나 장 후반 낙폭을 확대했다.

장 막판 미국의 신용평가사 이건-존스가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강등하면서 시장의 분위기는 더 가라앉았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5월 소매판매가 0.2% 줄어든 4천46억달러(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대비로는 5.3%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전달보다 0.3% 낮아졌을 것으로 전망해 5월 지표는 예상보다 양호했으나 4월 소매판매는 당초 0.1% 증가에서 0.2% 감소로 수정됐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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