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이 유럽 재정위기로 불안정한데도 산업은행이 홍콩과 일본에서 동시에 대규모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산업은행이 14일 하루에만 홍콩과 일본에서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은 5억3천470만달러에 이른다.

산은은 이날 홍콩에서 역외 위안화표시 채권인 딤섬본드 10억위안(1억5천700만달러), 일본에서 사무라이본드 300억엔(3억7천770만달러)을 발행했다.

딤섬본드는 국내 금융기관 중 처음으로 공모방식에 따라 발행했다. 10억위안은 올해 발행된 딤섬본드 중 최대 규모다.

산은은 발행금리를 낮춰 조달 비용을 줄이는데도 성공했다.

사무라이본드의 발행 금리는 한 달 전 수출입은행이 발행했던 수준보다 더 낮았다.

2년물(212억엔)은 1.05%, 3년물(51억엔)과 5년물(37억엔)이 각각 1.17%와 1.31%였다.

엔 라이보 대비 가산금리는 각각 65bp(2년물), 77bp(3년물), 85bp(5년물)였다.

홍콩에서 발행한 딤섬본드의 금리는 3.3%로 결정됐다. 딤섬본드의 금리 역시 달러채권의 유통금리에 비해 낮아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산은 관계자는 "발행물 전부를 달러로 스와프했는데,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시장에서 유통되는 달러채권의 금리에 견줘 15bp 정도 낮추는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산하는 것을 고려해 달러표시 채권 보다는 아시아 주요 국가의 통화를 기반으로 한 채권 발행에 더 큰 관심을 가져왔다.

유럽과 미국 등에 비해 아시아 지역의 유동성이 풍부하고, 통화별 금리를 고려할 때 달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특히 딤섬본드의 청약에는 중동계 자금이 대거 주문을 내 관심을 끌었다. 지난달 중동을 방문해 주요 금융기관 인사들을 만나 협력관계를 구축한 강만수 회장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산은 관계자는 "아랍계 중앙은행에서 최대 규모의 주문을 내는 등 오일 달러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산은이 올해 들어 외화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은 총 19억9천360만달러다.

이 가운데 달러표시 채권은 지난 2월 발행한 7억5천만달러가 전부다.

반면, 산은은 엔화(일본)와 위안화(중국), 스위스프랑화(스위스), 링깃화(말레이시아), 레알화(브라질), 리라화(터키) 등 다양한 통화로 채권을 발행했다.

레알화와 리라화를 기반으로 한 우리다시본드만 3억4천790만달러에 이르고, 링깃화 채권도 1억6천350만달러 어치 발행했다. 스위스프랑 채권 발행으로 1억5천7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우리다시본드는 일본 이외의 지역에서 발행한 채권을 일본의 개인 투자자에게 소액으로 판매하는 채권을 말한다.

산은 관계자는 "앞으로도 아시아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채권 발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과 조달비용 등을 자세히 따져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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