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매수 포지션을 9월물로 롤오버하고 있는 상황도 강세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그리스 총선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포지션을 구축하기도 어렵지만, 저가매수에 대한 수요도 많아 시장이 크게 약해질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다.
▲여전히 불안한 유로존 = 유로존에 대한 불안심리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는 연일 급등세다.
시장의 관심이 온통 그리스 총선에 쏠려 있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위기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리스 총선 결과가 기대 이상으로 나오더라도 유로존 문제 해소로 인식하기가 어렵다는 게 금융시장 참가자들의대체적인 인식이다.
지난밤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6.998%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7%대이면 자금 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해 국가 부도 위기에 준하는 상황으로 여겨진다.
이탈리아는 이날 3년 만기 국채 매각 입찰을 통해 45억 유로를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발행 금리는 5.3%로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지난달 3.9%에 비해서도 크게 상승했다.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美 주가는 부양책 기대에 상승 = 지난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짐에 따라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55.53포인트(1.24%) 오른 12,651.9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오고 소비자 물가가 하락함에 따라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돼 상승했다.
주가는 장 막판 그리스 총선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위한 공조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에 반짝 상승폭을 확대했다.
다음 주로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긴급회동을 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영국 정부와 영란은행(BOE)이 유럽위기로부터 영국을 보호하기 위해 공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압력이 약해진데다 고용시장이 느린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이탈리아의 국채금리 상승 등 유로존 악재가 부각됐음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연장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려 증시가 지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미국 채권금리도 상승했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3bp 오른 연 1.633%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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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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