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들어 외국인 한국채권 순매수 확대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그리스 2차 총선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심리에 휩싸인 가운데 한국의 외환 및 채권시장은 과거와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원화자산이 유럽이슈에 영향을 받겠지만, 유럽발 금융불안에도 한국은 원금 이상의 투자가치를 보장해주는 안전한 피난처인 이른바 '세이프 헤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목소리까지나오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를 계기로 갈 것을 찾지 못한 해외 투자자금들이 오히려 한국으로 유입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으나, 한국의 CDS는 사실상 유럽위기를 무시하는 분위기다. 6월 들어 외국인들의 원화채권에 대한 입질도 강해졌고, 달러-원 환율이 1,160원대로 떨어지는 등 과거 금융위기 때와 다른 모습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 CDS 유럽위기 사실상 무풍지대=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의 5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CDS 프리미엄은 그리스 2차 총선을 목전에 둔 14일 뉴욕금융시장에서 124bp를 나타냈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가 재부각되기 전인 5월4일의 121bp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그리스 1차 총선을 계기로 상승 반전해 지난 6월4일에는 152bp까지 치솟은 바 있다.

열흘 만에 지난 5월 CDS 상승분을 대부분 만회하는 놀라운 복원력을 보여준 셈이다. 반면 유럽위기 핵심국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 5월4일 각각 479bp와 436bp 수준에서, 전일 604bp와 551bp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의 근본원인이 유럽이란 점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가금융시장의 부정적 시각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CDS가 5월 초 수준을 회복한 것과 달리 태국의 CDS 프리미엄은 153bp로 5월보다 여전히 20bp 이상 높다. 원화자산인 한국의 CDS가 다른 아시아국가보다 유독 강하다는 뜻이다.

▲과거와 다른 환율..외국인 원화채권 입질= 서울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매수 강도도 두드러지고 있다.

외국인은 6월 들어 14일까지 무려 3조7천289억원에 달하는 원화채권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 4월과 5월에 각각 1조4천586억원과 1조9천302억원 어치의 원화채권을 순매수했다. 보름이 채 안 되는 사이에 외국인이 지난달 채권 순매수액의 2배 이상의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달러-원 환율도 과거 전개됐던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때와는 달리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유럽 재정위기로 5월 중 한때 1,185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6월 들어 1,160원선 근처로 낮아졌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순매도가 여전히 우세하다. 그러나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는 5월 3조38억원에서 6월 들어 전일까지 674억원로 크게 감소했다. 유럽계 자금이 이탈하는 상황에서도 유럽을 제외한 다른 외국인 자금은 코스피시장으로 꾸준하게 유입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국 세이프헤븐으로 부상하나=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전문가들도 원화자산의 위상이 예전에 비해서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A외국계은행 관계자는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면서 "6월 만기도래에 따른 재투자의 영향이 크지만, CDS 프리미엄 하락과 맞물려 외국인의 원화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 금융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글로벌 투자자금이 원화자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유럽 이슈에 영향을 받겠지만,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원화만큼 괜찮은 자산이 없다는 인식이 커졌다"고 말했다.

B증권사 관계자는 "한국의 CDS 프리미엄이 거의 평상시 수준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다"면서 "유럽에서 빠져나온 투자자금이 미국이나 다른 안전자산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을 텐데, 그 와중에 원화자산에 대한 매수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대외건전성이 개선된 데다 펀더메털에서도 괜찮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원화자산이 유럽위기의 반사효과를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세이프헤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콩소재의 C자금중개사 관계자는 "아시아에서 한국기업들이 발행한 외화채권이 KP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며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최근엔 홍콩 등 아시아지역 프라이빗뱅킹(PB)에서도 한국채권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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