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10원대 지지력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환시의 리스크지표로 꼽히던 파운드화가 전일대비 1.4% 약세를 보였다. 영국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통화완화 종합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25%로 인하하고, 국채매입을 600억파운드로확대하고, 회사채는 100억파운드 규모 신규 매입에 나서는 한편, 은행에 1천억 파운드 규모의 저리대출을 하겠다고 밝혔다. 총 규모는 1천700억 파운드(약 250조원)에 달한다.

BOE의 완화책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일본을 비롯한 주요국의 유동성 풀기가 크라이막스에 도달한 상태다. 마크 카니 BOE총재는 이번 경기부양 포괄조치가 이례적이라면서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의 충격을 완전 흡수하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이날 주목할 만한 부분은 BOE의 완화정책에 따른 파운드화 약세다. 리스크지표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번 대규모 완화책이 파운드화를 끌어내리면서 달러 매수를 부추길 요인이다. 반면, 글로벌 유동성 장세 차원에서 보면 달러 약세 요인이다.

달러화는 최근 1,110원대에서 외환당국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의 벽에 막혀 있던 상황이다. 저점인식이 나타나면서 1,110원선 부근에서 공격적인 매도를 꺼리는 셈이다. 이에 파운드 약세를 리스크오프(위험회피) 요인으로 받아들이면서 달러 매수가 일어날 수 있다.

BOE의 강력한 통화완화책이 주말에 발표될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와 어떻게 연결될지도 지켜볼 만하다. 주중에 발표된 민간 고용보고서를 기반으로 볼 때 미국 고용지표가 증가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는 미국 금리인상을 부추길 요인이다. 그럼에도 BOE와 일본 등의 대규모 완화기조는 금리인상에 나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다. 나홀로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셈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그대로 가더라도 시점이 미뤄질 가능성을 고려할 때 달러 강세폭은 다소 제한될 수 있다.

서울환시는 1,110원대에서 BOE의 양적완화 결과와 미국 고용지표 호조 가능성을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 1,110원선 지지력을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수에 나서 볼 수 있다.

다만, 코스피가 전일과 같이 탄탄한 흐름을 보일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유동성 장세에 대한 전망이 다시 자리를 잡는다면 이는 달러 약세를 부추길 수 있어서다. 이 경우 달러화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 수출업체들도 1,110원대 후반에서 달러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뉴욕증시는 미국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5포인트(0.02%) 하락한 18,352.05에 거래를 마쳤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14.35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5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시장 종가(1,114.00원)보다 0.10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112.40원, 고점은 1,115.50원에 거래됐다.(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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