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한재영 기자 =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자문사들의 집중 매수세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뚫고 올라가면서 덩달아 잠재 매물에 대한 경계심리도 높아지고 있다.

자문사들의 단기 매매 플레이가 `황제주' 삼성전자의 주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브레인투자자문은 현재 일임형 자문 포트폴리오에 삼성전자를 31.2% 보유하며 최대 보유량을 자랑하고 있다. 케이원투자자문도 일임형에 39.3% 보유했고, 가울투자자문의 보유량도 15.4%로 포트폴리오 내 가장 높았다.

자문형 랩에서도 브레인이 삼성전자의 비중을 17.7%, 창의 20.1%, 가울 15.0%, HR 14.8%, 레오가 14.5%까지 채우며 포트폴리오 내 가장 많은 보유 비중을 나타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브레인과 한국창의 등 일부 자문사가 연말 기준으로 삼성전자를 20~30% 수준까지 보유함으로써 삼성전자 주가 강세에 기여했다"며 "자문사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주가에 충격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의 이러한 우려는 지난해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주)' 신드롬에 근거한다.

지난해 상반기 `차화정'은 자문사들의 집중 매수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했다. 이는 개인들의 추종매수까지 부추겼지만, 자문사들이 미국발 증시 충격에 줄줄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주가는 고꾸라졌다.

삼성전자의 기업 펀더멘털이 견조한 것은 사실이지만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자문사들의 특성상 일정 수익을 달성한 후에는 차익성 물량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B 증권사 랩 담당자는 "자문사들은 보통 20%의 단기 수익을 바라보고 매수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며 "100만원에 들어갔다고 해도 20%면 120만원인데 삼성전자가 120만원까지 올라가는 것을 바라는 것은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하는 것을 바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문사들은 가격이 120만원까지 오를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미리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면서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자문사들은 이러한 전망에 대해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비중은 자문사보다 운용사가 많고, 외국인도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 비중은 전일 기준 50.36%에 달한다.

또 삼성전자의 탄탄한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단기에 매도하기보다 장기 보유할 가능성도 높다는 설명이다.

C 자문사 관계자는 "삼성전자 매도 충격에 대해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운용사와 외국인도 삼성전자를 상당량 보유하고 있고, 자문사라고 해봤자 충격을 줄 정도까지는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는 "자문사의 시장 영향력은 이미 많이 줄었고, 자문사 보유 비중을 다 모아봐야 얼마 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D 자문사 관계자도 "삼성전자는 가격이 70만원일 때부터 사기 시작했다"며 "기업은 이익이 가장 중요한데 삼성전자는 실적도 괜찮고 펀더멘털도 좋기 때문에 팔아야 할 시기를 걱정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자문사 매도에 따른 삼성전자의 주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사실 당장 주식을 내다 팔 생각은 없다"며 "당분간 삼성전자에 대한 큰 비중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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