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18~22일) 미국 국채시장에서는 그리스의 2차 총선 후 전개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의 불확실성으로 미 국채에 대한 강한 매수세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긴축에 찬성하는 신민주당의 총선 승리에도 유로존의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총선 후에도 정부 구성이라는 고비가 또 남아있는 데다, 위기가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큰 나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자들은 총선 후 터져 나올 수 있는 문제를 벌써 걱정하는 셈이다.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안은 미 국채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피난처로 꼽히던 독일 국채(분트) 수익률의 최근 상승세에서 엿볼 수 있다.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한 독일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에 올해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분트 수익률은 이달 들어 오름세도 돌아섰다.

10년 만기 분트 수익률은 이달 들어 25bp 상승, 지난 15일에는 1.43%를 기록했다.

분트에서도 매도세가 이어진다면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는 미 국채로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미 국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잦아들 수 있는 경우는 정부 구성까지 성공적으로 끝나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가 가닥이 잡혔을 때다.

TD증권의 리처드 길훌리 전략가는 "이렇게 되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0~30bp가량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P모건은 신민주당의 승리로 이 수익률이 1.7%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신민주당의 승리에도 위기의 전염 가능성 때문에 미 국채 매도세는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윌밍턴 트러스트 브로드 마켓펀드의 윌머 스티스 매니저는 "신민주당이 이겨도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은 유로존을 재정적으로 통합하는 확고한 방안을 바라고 있다"고 진단했다.

1천420억달러(약 165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밥슨캐피털의 론 데소텔스 매니저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확률은 25% 정도로 본다"면서 "총선 결과 말고도 남은 리스크는 충분히 많다"고 말했다.

그리스 총선 후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어떤 시장 안정책을 내놓을 것인가도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요인이다.

영란은행(BOE)은 이미 유로존 위기에서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와 공조하기로 하고, 시중은행에 50억파운드(약 9천250억원) 규모의 긴급 단기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지난 15일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19~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그러나 중앙은행들이 추가 완화 정책을 내놓더라도 단기 처방에 그칠 것이라는 진단이 많다.

스티스 매니저는 "중앙은행들의 조치에 대해 시장이 장기간 긍정적으로 반응한다면 깜짝 놀랄 것"이라며 "돈을 좀 더 푸는 방식으로는 유로존 위기의 근본 원인인 과다 부채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5일 10년 만기와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6bp와 5bp 하락한 1.581%와 2.691%를 기록했다.

5년물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7bp 낮아진 0.675%를 나타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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