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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수연의 전망대> 몰핀 경제 회의론
    배수연  |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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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6.08.08  11: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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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 토건족이 주도하는 성장 패러다임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 정부가300조원에 이른 대규모 경기 부양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니케이지수가 뒷걸음질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주에 새로운 고속철 건설 등을 포함한 28조 엔(약 305조원)의 부양 패키지를 발표했다. 언론들은 지난달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아베 총리가 위기에 처한 아베노믹스’2탄을 쏘아올렸다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금융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니케이지수는 부양책이 발표된 이후 이달들어서만 9% 가까이 후진했다. 위험회피 심리가 오히려 강화되면서 달러-엔 환율은 한 때 100엔 하향 돌파를 위협받기도 했다. 일본은 토건족이 주도하는 성장 모델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지난 20년간 온 국토를 시멘트로 도배하면서 줄기차게 보여줬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일본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듯 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무려 24조원에 달하는 돈을 퍼부으며 4대강 개발에 나섰고 박근혜 정부 들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이른바 초이노믹스를 내세워 100만호에 이르는 아파트를 공급했다. 한 해 걸러 한번꼴로 추가경정예산도 편성해서 경기부양을 시도했다. 하지만 편성된 예산을 소진하지 못한 경우도 잦았다. 결과는 당연히 실망스럽다.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중심으로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며 '박스피'라는 치욕적인 별명을 얻을 정도로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증시전문가 가운데 일부는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 이른바 시멘트로 국토를 도배하는 이른바 '몰핀 경제가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금리 인상을 고민할 정도로 경기회복세를 보이는 미국이 추구하는 성장패러다임을 주목하라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미국은 설비투자 없는 효율 창출 등에 주목하면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차량 공유의 개념을 통한 택시 서비스를 사업모델로 하는 우버와 빈방을 공유해서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어비앤비, 재고 없는 서점 등을 운용하는 아마존 등이 설비투자가 필요 없는 대표적 사업모델이다.

    모 대기업 소속 경제연구소 책임자는 "이제 더 이상 설비투자 중심의 성장 패러다임이 유효하지 않다는 게 글로벌 컨센서스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저금리를 넘어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맞았다는 점이 설비 투자에 필요한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의미"라면서 "이런 시대에 아파트 공급으로 성장을 주도하려니 몰핀 경제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몰핀은 아편을 주요 성분으로 하는 강력한 진통제다. 자주 사용하면 만성중독을 일으켜 점차 투여량을 증가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어지고, 사용을 중단하면 금단현상을 일으킨다. 대규모 추경 등에도 성장률이 뒷걸음질 치는 이유가 몰핀 경제의 성장패러다임 탓은 아닌지 반성해볼 일이다.(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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