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8일 서울채권시장은 그리스 2차 총선에서 유로존 잔류를 호소하는 중도우파 신민당(NDP)의 승리가 유력해짐에 따라 조정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총선 결과가 신민당 승리 쪽으로 윤곽이 잡히면서 유로-달러는 '갭업' 급등하고 있다. 오전 7시44분 현재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0.0098달러 오른 1.274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유로화의 가치가 높아지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의미다. 단기적으로 채권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 주말 미국 국채금리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한 점은 국고채 금리 상승세를 일부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문제는 일단 한고비를 넘겼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다른 위기 국가의 상황도 지켜봐야 한다.

당분간 국고채 금리는 위아래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적어도 안전벨트를 풀 때는 아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 그리스 총선이라는 안개가 걷혔다. 유로존 잔류를 희망하는 신민당과 사회당의 의석이 과반수가 유력해지는 등 기대 이상의 결과가 예상된다. 양당의 의석 합계가 반수를 넘어서면 정부 구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연합(EU)과 독일 등 선진국과의 협상 절차가 남아 있으나 이 역시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일단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 고비 하나는 넘긴 셈이다.

다음 관건은 스페인이다. 이탈리아도 안심하기 어려운 문제 국가 중 한 곳이다.

스페인의 경우 지난주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7%를 웃도는 등 사실상의 '국채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금리가 7%를 웃돌면 국채 발행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된다. 자체적인 자금 조달에 장애물이 생기면서 유럽연합 정책당국의 지원 없이는 회생이 어려운 구조가 됐다.

이탈리아 역시 국채를 발행하는 데 이전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스 우려 완화가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대한 위기 심리를 일부 줄여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대로 또 다른 위기를 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적극적인 시장 참여는 당분간 자제를 할 필요가 있다.

▲Fed 부양책 기대…美 주가 오르고, 금리 내리고 =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그리스 총선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위한 공조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에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5.26포인트(0.91%) 상승한 12,767.17에 거래를 마쳤다.

주말 그리스 총선을 앞둔 뉴욕증시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 공조 가능성에 고무돼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음 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주요국 중앙은행은 만약 그리스 총선 이후 금융시장의 불안이 심각해지면 신용경색을 막고자 시장에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G20 관계자가 말했다.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퍼레이션트위스트 연장 등 부양책을 발표할 수 있다는 기대도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필요한 경우 유로존 은행권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유동성 공급이 위기 동안 ECB가 해온 일"이라면서 "필요한 경우 계속해서 상환 능력이 있는 은행들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은행시스템에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미국의 경제지표도 부진하게 나오면서 Fed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다.

지난 5월 미국의 산업생산은 예상 밖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6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도 작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같은 달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도 급락한 것으로 나왔다.

지난 주말 미국 국채금리는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Fed에 대한 기대가 국채시장에도 강세 재료로 작용했다.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6bp 하락한 연 1.581%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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