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2일 서울채권시장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방향성을 찾지 못해 다시 글로벌 채권금리와 환율 흐름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가 끝난 후 채권시장은 단기물을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다. 내달 기준금리가 인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실망감이 금리 상승으로 연결됐다.

채권시장의 관성적인 롱 분위기는 다소 벗어난 듯하다. 글로벌 자산전략가들은 최근 부쩍 채권가격이 버블이라는 언급을 하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한계가 부각되고 있고, 무엇보다 그동안 굳게 믿었던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해결사로 등장했던 중앙은행의 통화완화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가보지 않은 길을 자신있게 걸어갔지만 그 결과가 경기 회복보다는 자산가격 부양, 양극화 등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결론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일부 선진국은 국제적 비판에 직면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고 양적완화를 시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통화정책을 펼쳤지만 유동성에 배신을 당한 꼴이 됐다.

전일 이주열 총재도 글로벌 금리인하 효과에 대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금리인하로) 소비와 투자의 진작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며 "일부 국가에서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했지만 나타난 결과가 소비가 기대만큼 늘지 않고 저축이 더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채권시장도 그 동안 믿어왔던 유동성이 배신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수 년동안 이어진 '사면 먹는다'는 믿음이 깔렸지만 중앙은행들이 과거처럼 돈을 뿌려가면서 채권시장을 먹여 살릴 수 있는가에 대한 의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런 기류를 타고 유동성은 채권보다는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채권 가격이 높다는 인식에다 금리는 기준금리를 하회하지 않아 추가 강세 여지도 적기 때문이다. 반면 주식이나 원자재 등 위험자산은 재료와 수급이 받쳐준다면 상승의 끝을 예단하기 어렵다.

미국 채권금리가 다소 큰 폭으로 올랐다. 7월 이후 미국 금리 흐름의 특징은 약세 조정은 깊고, 강세폭은 짧다. 시장참여자들의 롱 심리가 꺾인 셈이다.

전일 미국채금리는 위험자산 선호로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데 따른 부담으로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일별추이(화면번호 6540)에 따르면 10년물은 5.43bp 오른 1.5601%로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은 당국의 개입에도 1,100원을 지키지 못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질지가 중요해 보인다.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채권시장에서 원화 강세가 주식시장에만 우호적인 요인이 될지, 채권시장에도 강세 재료가 될지 지켜봐야 한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98.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5원)을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099.50원)보다 1.00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7.86포인트(0.64%) 상승한 18,613.52에 거래를 마쳤다.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배럴당 1.78달러(4.27%) 높아진 43.49달러에 마쳐 지난 7월 22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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