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90원대에서 무거운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당국이 이틀 연속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외환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보냈다. 과도한 레벨 하락에 경고를 보냈으나 달러화 1,100원대에서 추격 매수가 유발될 정도는 아니다. 전일 서울환시 종가가 1,100원선 아래에서 형성된 것도 시장이 전반적으로 아직 아래쪽을 보고 있음을 반영한다.

당국 개입으로 한차례 조정이 일어난 만큼 재차 달러 매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주목할 부분은 시장의 리스크온(위험선호)이 당국의 방어벽을 두드릴 정도로 강하게 형성될지 여부다. 달러화가 1,090원대 후반 레벨로 올라온 것은 당국 개입에 의한 숏커버의 영향이 컸다. 그만큼 하락할 룸(여유분)이 생긴 셈이다. 수출업체 네고물량과 고점 매도 등으로 달러화가 레벨을 낮출 수 있으나 1,090원선을 깨고 내려갈 정도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가 1,100원선 붕괴될 때의 상황과 당국 대응을 보면 시장이 과매도로 쏠릴 정도의 흐름은 아니었다. 1,100원선에 걸친 옵션 배리어로 달러 매도 포지션이 형성되면서 하락폭이 커졌다. 시장이 어느 정도 실물량을 해소하도록 외환당국이 기다렸던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오버슈팅(과매도)을 경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외국인 투기자본의 쏠림에 그다지 무게를 두지 않았다. 이 총재는 전일 8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동결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투기자본의 쏠림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그런 움직임이 있다면 면밀히 보겠다"고 말했다. 환율이 급락하던 국면에서도 수급 상황이 크게 쏠리지 않은 점은 달러화 하락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요인이다.

글로벌 달러는 전일 강세를 보인 후 주춤해진 모습이다. 주요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95대로 상승한 후 소폭 하락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4%대 급등한 점은 달러 매도 빌미가 될 수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78달러 오른 43.49달러를 나타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공급 과잉 해소에 협조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유가는 급등했다.

뉴욕증시는 사상최고치 행진을 벌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7.86포인트(0.64%) 상승한 18,613.52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 나스닥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국제유가가 상승한 효과로 뉴욕증시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달러는 오히려 지지력을 보이고 있다. 달러화가 반락하더라도 저점이 크게 낮아지기보다 눈치보기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날은 오전중 중국 경제지표 발표가 대기중이다. 7월 고정자산투자, 산업생산, 소매판매 등이 발표된다. 오후 3시에는 독일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예비치), 소비자물가지수(CPI 확정치)등이 나올 예정이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98.50/1,099.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환시 현물환종가(1,099.50원)보다 1.00원 하락한 수준이다. 저점은 1,098.50원, 고점은 1,100.00원에 거래됐다.(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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