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장세에서 방향성 찾기가 한창인 가운데, 각 증권사들이 내놓은 투자 포트폴리오 선정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3일 동양증권은 2000년 IT버블 이후 나타난 5번의 위기 상황을 분석했다. 당시 투자 패턴을 고려해 유망 업종을 선정한 것이다. 굵직굵직한 위기 이후 주식 시장이 어떤 경향성을 나타내며 움직였느냐를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

김주형 투자전략팀장은 "이전 위기 직전 상승을 주도했던 종목들은 위기 이후에는 다시 주도주가 될 수 없었다는 점을 파악했다"며 "작년 상반기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관련주들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으나 위기 이후에는 이렇다할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지금과 같은 시점에는 오히려 시장에서 기대하는 바가 작은 종목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보다 더 나빠지겠냐는 배짱으로 턴어라운드 할 수 있는 종목들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작년 업황이 좋지 않았던 IT업종과 산업 관련 종목들, 특히 항공이나 기계, 건설주들을 추천했다.

삼성증권은 이른바 '바벨전략'을 강조했다.

바벨전략은 안전자산 투자와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고 일부 자산을 위험요소가 있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수익성과 안정성의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전종규 연구위원은 "수익성이 보장됐다 하더라도 변동장세에서는 안정성이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며 "베타(β)값이 작고, 수익은 좋은 종목이 우선 추천됐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호남석유[011170]와 NHN[035420], 현대차[005380], 현대중공업[009540], 현대백화점[069960], CJ제일제당[097950], SBS[034120]를 업종별 '탑픽'으로 꼽았다.

대우증권은 거시적인 불확실성을 개별 종목들의 추천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대표적인 게 삼성전자[005930]다.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는 경기가 좋든 안 좋든 안전자산에 들어간다"며 "메크로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진단한 것과 개별 종목들 사이에서 연결고리를 찾는 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산유국인 이란 문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해 선정한 OCI[010060]와 설 연휴와 같은 계절적 특성을 고려한 하나투어[039130] 등 7개 종목을 1월 선호종목으로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1월 한달간은 투신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해를 대비한 투신권의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을 분석하면 연간 업황을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중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변동성 확대는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투신 수급이 IT 하드웨어와 디스플레이 업종 쪽으로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작년와 비교했을 때 포트폴리오 구성 추세는 비슷하게 연결되고 있다"면서 "투신권의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은 반도체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관련 종목에서는 LG전자[066570]와 삼성SDI[006400]가 1월 투신권의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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