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90원대에서 지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참가자들의 시선이 글로벌 달러로 향하고 있다. 서울환시에서 원화 가치를 좌우할 만한 요인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으면서 수급 요인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달러를 흔드는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다. 연내 금리를 올릴 것이냐를 두고 하루만에 전망이 또 바뀌었다.

전일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9월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불확실성이 달러화를 들었다 놨다 하는 형국이다. 미국 금리인상 여부에 대한 뚜렷한 시그널이 나오지 않는 한 달러 매수세가 촉발되는 것이 제한적일 수 있다.

이날 예의주시해서 봐야 할 통화는 달러보다 엔화다. 달러-엔 환율이 100엔대 초반으로 접어들면서 아슬아슬한 수준에 도달했다. 엔고에 시름하는 일본이 환시에서 액션을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환시에서 달러-엔은 그때 그때 심리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투자심리가 불안정할 할 때는 엔화 강세가 안전자산 선호로 비치면서 아시아통화 약세로 반영된다.

하지만 최근처럼 리스크온(위험선호)이 만연할 때는 달러-엔 환율 하락(엔화 강세)이 달러 약세, 아시아통화 강세로 이어진다. 이날 달러-엔 환율 100엔선을 둘러싼 분위기가 어떨지에 따라 서울환시 분위기도 바뀔 수 있다.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보인다면 달러-엔 환율의 100엔대 하락은 달러 매도를 부추길 요인이다. 다만, 달러-엔 환율이 100엔대에서 지지력을 보이거나 일본이 환시개입으로 들어올리는 상황이 된다면 달러 매수세가 촉발될 수 있다.

일본은행의 환시개입은 시장 파급력이 크기로 정평이 나있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논란으로 일본 역시 엔화 강세에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 그만큼 일본이 환시개입에 나서는 것은 달러 매수 요인으로 의미있는 변수다.

이처럼 엔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것은 여전히 미국 금리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시장도 어쩌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확신을 갖지 못하는 시장 참가자들이 그나마 안전자산인데다 의미있는 레벨로 진입한 달러-엔 환율에 베팅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환시 역시 달러-엔 환율을 보며 방향을 잡을 공산이 크다. 장초반에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과 달러-엔 환율 지지력, 미국 금리인상 전망 재부각 등을 빌미로 달러화가 상승할 수 있다.

외환당국에 대한 경계심은 여전히 강하다. 당국이 최근 1,090원선 부근에서 눈에 띄게 매수개입에 나서면서 달러 매도 여력이 약해졌다. 당국 경계심을 깨고 내려가기에는 이렇다 할 매도 변수가 없다. 그만큼 1,090원대 저점 부근에서 시장 참가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매도세가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외환당국이 조금만 보여도 경계심이 형성될 수 있다.

다만, 장중 달러-엔 환율이 100엔선 밑으로 급락할 경우 달러화가 재차 레벨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수급상 달러화 상승세가 막힌다면 재차 고점 인식이 나타나면서 이월 네고물량이 유입될 수도 있다. 글로벌 달러 약세에 기대 1,080원대 후반으로 방향키를 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반면, 달러-엔 환율이 지지되고, 당국 경계심이 지속되면 달러화는 1,090원대 초중반에서 하단이 얼마나 탄탄한지를 확인할 가능성도 있다. 장중 시장참가자들이 달러-엔 흐름에서 시선을 떼기 어려운 이유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상승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96.25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15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시장 종가(1092.20원)보다 3.90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091.00원, 고점은 1,096.50원에 거래됐다.

이날 한국은행은 2016년 7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을 발표한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