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자금력 바탕으로 통안채.금융채 매집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은행들이 작년 말에 급매물로 출회됐던 원화채권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수가 주춤해지고 자산운용사의 머니마켓펀드(MMF) 환매 등으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이 매물로 나왔던 상황에서, 은행들이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통안채와 금융채를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3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 투자자포트폴리오(화면번호 4255번 등)에 따르면 은행들은 작년 12월 장외유통시장에서 16조5천743억원의 채권을 순매수(매수-매도) 했다. 이는 11월의 3조1천387억원보다 5배 이상 많은 것으로, 은행권의 월간 순매수액으로는 사실상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유럽 재정위기와 연말 자금수요 등으로 외국인과 자산운용사로부터 채권 매물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단기채권을 매집했다는 의미다. 또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던 채권 중 상당규모가 12월에 만기도래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은행들의 12월 채권 순매수액 16조5천743억원 중 단기채권에 해당하는 통안채와 금융채가 각각 6조2천742억원과 5조5천561억원에 달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절대금리가 낮은 국고채의 순매수는 1조679억원에 그쳤다.

또 만기별로도 은행은 2년이하 단기채권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들은 잔존만기 1년이하 채권을 5조1천956억원, 1년초과 2년이하 채권을 5조533억원 순매수했다.

이와 달리 2년초과 3년이하 채권은 3조5천794억원, 3년초과 5년이하 채권은 2조979억원, 5년초과 10년 이하 채권은 9천349억원 정도의 순매수에 그쳤다.

은행권 한 채권딜러는 "지난해 12월에 은행들이 채권을 대거 사들였으나 자금문제 등으로 금리가 튀어오른 단기채권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채권 중에서 통안채와 은행채 등으로 매수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이기 때문에 강세를 예상하고 베팅했다기보다 연초 단기금리가 재차 하락할 것이란 인식에 근거한 것"이라며 "여기에 12월 원리금상환이 10조원을 넘었던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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