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의 환매조건부채권(Repo, RP) 거래가 익일물에 집중, 미국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유동성 리스크 및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행, 단기 금융 시장의 규율체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7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단기금융시장 활성화 방안 공청회에서 "국내 증권사는 RP거래 이외에 콜 거래와 전자단기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에서도 초단기물의 비중이 높다"며 "증권사의 전반적인 유동성 리스크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단기 금융 시장은 익일물 RP에 집중돼 있어 시스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우 RP의 익일물 거래를 축소하고 기일물 거래를 늘리는 방식으로 규제를 추진한 바 있다.

익일물 거래에만 집중하면 이에 기초한 레버리지를 늘려 수익을 극대화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하나의 금융 기관에서 RP거래가 무너지고 헤어컷(haircut)이 발생하면 손실이 도미노처럼 발생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백 연구원은 "구조화 증권 담보에 대한 헤어컷이 증가, 헤어컷 소용돌이(haircut spiral)가 발생해 시스템 리스크 확대로 인식된다"며 "기일물 거래를 늘리기 위한 시장과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일물 거래를 늘리게 되면 RP시장의 안정성과 효율성이 제고돼 시스템 리스크의 확산도 막을 수 있고 자금 대출 기관의 위험관리도 어느 정도 가능해진다는 게 백 연구원의 분석이다.

또 미국과 EU처럼 무위험 지표 금리를 새로 개발, 시장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백 연구원은 "규제 및 감독기관, 중앙은행이 단기금융시장의 위험 상황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보고체계와 공시 제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국내에도 장외 RP거래 중앙청산소(CCP) 제도를 반드시 도입하되 적절한 모델을 만드는 데에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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