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한국조폐공사가 가까운 미래에 도래할 것으로 보이는 '동전없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화폐사업을 줄여나가는 대신 은행권 용지를 수출하고, 전자신분증 사업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데 전사적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조폐공사가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수출이다.

17일 조폐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 등 11개국에 은행권 용지와 전자여권, e-NID 칩셋(국가신분증 핵심부품) 등 총 4천300만 달러 규모의 사업을 수출했다.

4월 인도네시아에서는 은행권 용지 국제입찰에서 1만 루피아와 5만 루피아 용지 4천606t(282억 원) 사업권을 따냈다. 조폐공사 수출 사상 단일계약 기준 최대 규모다.

은행권 용지 세계 최대시장인 인도에도 제품을 공급(245t)하고, 키르기스스탄에는 스마트카드용 칩운영체제(COS)를 탑재한 전자투표카드를 수출했다.

또 중동에서는 주화와 특수보안잉크 10종을 수주했고, 캐나다와 스위스에서는 메탈릭 보안잉크와 특수안료를 수출하기도 했다.

조폐공사가 해외수출 시장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리는 이유는 우리나라 화폐 발권 규모 자체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2015년도 지급결제보고서'에서 향후 추진 과제로 '동전없는 사회의 가능성'을 연구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금융기관, 정보통신(IT)업체 등과 연구그룹을 만들었고, 오는 2020년까지 동전없는 사회의 도입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동전없는 사회는 동전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동전 사용을 최소화겠다는 구상이지만 신규 발행량은 앞으로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조폐공사는 오래전부터 이런 변화를 준비해 왔다.

전체 매출에서 화폐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08년 60%에서 작년 42.1%로 줄었다.

특히 주화부문 매출은 2011년 1천62억 원에서 2012년 796억 원, 2013년 744억 원, 2014년 700억 원, 작년 673억 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도 538억 원이다.

대신 기념화폐와 전자여권, 스마트카드용 칩운영체제(COS), 골드바, 기념메달 등의 국내외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김화동 사장은 "은행권 용지와 주화, 보안잉크, 보안제품 등의 수출 시장은 독일과 프랑스, 러시아 등 조폐 선진국 장벽이 높다"며 "공정혁신으로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키우고 위변조방지 첨단기술로 수출시장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작년과 올해 정부 경영평가에서 최고등급인 'A'를 받았다"며 "올해 매출 5천억 원과 수익 100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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