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한재영 기자 = 코스콤이 상장지수펀드(ETF)의 실시간 기준가 산출에 잦은 오류를 범하자 자산운용업계를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코스콤의 인프라 구축 능력과 전문성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달아 제기됐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ETF가 납부자산구성내역(PDF)의 오류로 실시간 추정 기준가 산출이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일부 종목의 기준가 산출이 지연된 적은 있었지만 대규모 ETF가 동시에 오류를 겪기는 처음이다.

사태발생 당일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등은 18일 오전 9시를 전후로 오류 발생에 관한 내용을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했다.

당일 오전 11시45분께 오류는 수정됐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예상치 못한 위험에 장시간 노출됐다. 특히 국내 ETF의 오류는 신속히 정정됐지만 상품ETF와 해외 ETF는 그렇지 못해 적지 않은 운용사들이 혼란을 겪었다.

이번 전산 오류는 코스콤 측의 실수에서 촉발됐다. 코스콤이 기준가 산출 시스템에 해당 종목의 종가를 잘못 입력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데이터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입력해야 하는 코스콤 측의 실수"라며 "14일 선물옵션 만기일로 거래량이 급증해 개별 종목에 대한 종가 산출이 순차적으로 지연되며 이 같은 전산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스콤은 이번 사태에 따른 피해에 대해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코스콤 관계자는 "오류라기 보다는 PDF 산출이 늦어진 데 따른 혼란"이라며 "실시간 추정 기준가는 어디까지나 투자참고 자료로 (우리 입장에서)크게 중요한 지표는 아니다"고 말했다.

코스콤측의 해명에 피해를 본 운용사들은 적잖은 불만을 드러냈다. 자칫 잘못하면 ETF 시장이 망가질 수 있는 실수라는 것이 이들 운용사의 주장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실시간 추정 가치는 ETF 가격의 고평가 여부를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라며 "유동성공급자(LP)의 경우 이 지표에 따라 호가를 제시하기 때문에 거래에 있어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정보"라고 언급했다.

그는 "금융사와 투자자의 이해관계가 긴밀하게 연결돼있는 시장에서 사소한 오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시장과 투자자의 신뢰를 잃는 계기가 되지 않도록 인프라와 전문성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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