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시장은 효율적이지만, 항상 효율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외부 충격에 따른 변동성 확대나 쏠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그럴 때 시장이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당국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행에서 새로 외환시장 개입 실무를 맡은 권민수 외환시장팀장은 1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실무를 맡고나서 2주 남짓의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갔다. 미국 금리 인상이 연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원화 강세 기조가 심해졌다. 달러-원 환율이 연저점을 차례로 경신하면서 당국자로서 신고식을 제대로 치룬 권 팀장은 '시장의 안정과 효율성'을 누차 강조했다.

권 팀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은행(BOJ), 외환당국 등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그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의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커진 것도 이같은 시장의 기대와 실제 결과가 달랐던 부분이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권 팀장은 "미국 지표 등 중대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기대가 형성되고, 실망하기도 한다"며 "달러-원 환율이 리스크온(위험선호)으로 기운 것도 그런 기대와 실망, 국내 상황이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되면서 자금이 들어온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의 쏠림이 없도록 효율적으로 만드는 게 외환당국"이라면서도 당국의 균형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권 팀장은 "시장은 시장참가자들이 자율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당국의 판단 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며 "다른 경로의 불균형을 쌓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에 입행한 후 국제국, 외자운용원 등에서 주로 근무하면서 그는 IMF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을 두루 겪었다. 외자운용원 뉴욕데스크에서 근무할 때는 시장 참가자로서 직접 시장에 뛰어들었고, 리스크관리, 기획 등의 미들오피스 업무로 시장 밖에서 지원하는 역할도 했다. 그동안 시장이 리스크를 빌드업하고, 한순간에 쏠림이 생기면서 위기를 맞는 과정을 면밀히 지켜봤다. 10여년의 오랜 시장 경험은 권 팀장이 안정적, 효율적인 시장 운용에 더욱 무게를 두는 가장 큰 배경이 됐다.

권 팀장이 최근 대외 변수에서 눈여겨 보는 점은 각국 통화정책 차별화다. 서울환시에 미 연준, 일본은행 등의 정책이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만큼 면밀히 살피고 있다. 당국자로서의 포부를 묻자 그는 "외부 충격에도 한국 외환시장이 취약하지 않도록 시장이 발전할 방향을 찾아볼 것"이라며 "서울환시가 자생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선진화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민수 팀장은 1970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마치고 지난 1995년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2002년 예일대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마쳤다. 국제국과 외자운용원을 거치면서 글로벌 외환시장과 국내 외환시장 경험을 갖춘 후 지난 7월말부터 외환시장팀장을 맡고 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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