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놓고 일부 증권사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성 악화를 가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MTS를 이용한 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과 더불어 경쟁적으로 내려가는 수수료가 가뜩이나 거래대금 악화로 '울상'인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에 또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MTS 시장 선점에 드는 비용이 적잖이 부담이지만 향후 증권사 미래 수익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내다봤다.

▲ MTS 시장 선점 '혈안' =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대부분 증권사들이 '수수료 면제' 혜택을 한시적으로 부여하는 등의 MTS 판촉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MTS 신규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첫 매매일 이후 일정 기간에 매매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삼성증권 역시 지난 4월 이후 가입한 고객에게는 모바일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 상당수 대형 증권사가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 판촉 행사를 진행중이다.

일부 증권사는 스마트폰 단말기 할부금을 지원하거나 아예 스마트폰을 새로 지급하는 등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출혈 경쟁' 이유는 = 증권사들이 이처럼 MTS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은 MTS가 미래 증권사의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과거 '오프라인'에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던 것처럼 HTS에서 MTS로의 변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MTS가 차지하는 거래 비중은 연간 9%포인트 증가 추세로 나날이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현재 무선단말기를 이용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거래대금 규모는 12조7천억원이다.

이는 3년여 전 2조원가량에 불과했던 거래대금과 비교하면 6배 넘게 불어난 수준이다.

지난 2월 국내 증시가 상승국면에 놓였을 때는 거래대금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림 설명:2009년 이후 유ㆍ무선단말기를 통한 유가시장 상장종목 거래량 추이(출처:한국거래소)>

▲ '치킨게임' 중소형사에는 부메랑 될 수도 = 문제는 이러한 증권사들의 MTS 경쟁이 자칫 일부 중소형사의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MTS시장의 50% 이상(거래대금 기준)을 차지하고 있다.

여타 증권사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MTS시장 점유 확대를 위해 '출혈'을 감내해야하는 입장이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도 이같은 증권사간 과다 경쟁이 자칫 증권사 수익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최근 "MTS를 활용한 시장 활성화가 브로커리지 수수료 인하로 연결되며 증권사 수익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구조가 다변화 돼 있는 대형사보다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형사의 수익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온라인 수수료를 기반으로 하는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에도 이같은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계속된다면 절대 업계에 긍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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