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주 후반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은 영향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3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4/32포인트 밀렸고, 수익률은 전일보다 1.1bp 오른 연 1.553%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0.8bp 상승한 0.750%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6bp 낮아진 2.233%를 보였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7월 중순 이후 1.45~1.63%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국채가격은 옐런 의장의 26일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을 앞두고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개장 초 저가 매수세 등장에 오르다가 주택시장 발표 후 내림세로 돌아섰다.

국채가는 앞서 유럽장에서 유로존 지표 호조 여파로 내린 유럽 국채가에 동조해 약세를 보였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포괄하는 유로존의 8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53.3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53.0을 웃돌았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옐런 의장 연설에서 '지표 의존적'이라는 발언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지만 매파 발언이 나온다면 시장에 충격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US뱅크의 빌 노시는 "옐런의 연설은 균형 잡혀서 시장 움직임을 만들지 않으리라고 본다"며 "피셔 부의장의 지난 발언과 일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시는 "연준은 9월이 아니라 연말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확신을 주려고 신뢰를 구축하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스톤앤드맥카시의 존 카나반은 "매파 발언이 나오기만 한다면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며 "연준이 연말에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시사는 국채 매도를 촉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발표된 지난 7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가 9여 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해 주택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모멘텀을 형성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미 상무부는 7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12.4% 늘어난 연율 65만4천채(계절 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57만9천채를 대폭 상회한 것이며 2007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이 올해 들어 미국 경제에서 가장 긍정적 분야로 자리 잡은 상황이라며 낮은 모기지 금리와 소득 증가, 고용시장 안정 등이 신규와 기존 주택에 대한 구매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규 주택은 미국 주택시장 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에 불과하다.

미국의 8월 제조업 활동이 소폭 하락했으나 확장세를 지속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것을 시사했다.

정보제공업체 마르키트는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전월의 52.9에서 52.1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크리스 윌리엄슨 IHS마르키트 수석 비즈니스 경제학자는 7월과 8월 제조업 활동은 3분기 제조업 부문이 긍정적인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음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26일 발표되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는 1.1% 증가로 예상됐다. 한 달 앞서 나온 GDP 속보치는 1.2% 증가였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2년물 입찰에서 발행금리가 입찰 전의 0.767%보다 낮아지며 수요가 강한 것이 확인되자 낙폭을 소폭 줄였다.

미국 재무부는 260억달러 어치의 2년만기 국채를 연 0.760%에 발행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83배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5.8%,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25.2%로 집계됐다.

다른 전략가들은 옐런 의장이 잭슨홀 심포지엄의 주제에 맞게 장기적은 통화정책에 관해서 주로 이야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야드니 리서치의 에드 야드니는 연준이 연방기금(FF) 금리의 2018년과 장기 전망치를 모두 낮추는 것을 계속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해치우스와 단 스트루이벤은 최근 (연준 일부 위원들의) 매파적인 단기 시장안내와 대조적으로 연준의 장기 FF 금리 전망에 대한 논의는 매우 조용하다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작성되는 점도표에서 일부 위원들이 FF 금리의 장기 수준 전망을 낮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지역 연방준비은행 12곳 중 8곳이 7월 FOMC 정례회의 전에 25bp의 재할인율 인상을 요구했다고 연준이 공개한 점도 주목받았다. 전달인 6월에는 6곳의 지역 연은이, 5월에는 4곳 만이 인상을 요구했다.

지역 연은의 재할인율에 대한 기조 변화는 연준 위원들의 단기금리에 대한 전망 변화를 보통 반영한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시장은 9월과 12월 기준금리 25bp 인상 가능성을 24%와 42% 반영했다. 이는 전일에는 각각 15%와 40%였다.

libert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