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자산운용사들이원화채 매수규모를 빠른 속도로 줄이고 있다. 투신권이 주로 투자하는 구간의 채권수익률 곡선이 너무 평탄화된 데다자금도 부족해져서다. 자산운용사들이금리변동폭 제한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모멘텀이 될 재료를 기다리는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풀이됐다.

26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장외채권 포트폴리오 현금흐름(화면번호 4257)에 따르면 전일 기준 자산운용사의 순매수 규모는 11조5천356억원이다. 이달 상환원리금이 13조7천236억원이므로 순투자 규모는 마이너스(-) 2조1천772억원 나타내고 있다.

올해 들어 자산운용사의 원하채 순투자가 마이너스를 나타낸 적이 없다. 이 가운데 월말이 다다랐음에도 아직 순투자는 마이너스 흐름을 보이고 있고, 남은 영업일 동안 플러스(+)로 전환하더라도 지난 7월의 5조3천186억원과 비교하면 그 규모는 작을 전망이다.





자산운용사가 이같이 원화채 매수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자산운용사가 주로 운용하는 원화채 1년물에서 5년물의 수익률 곡선에 거의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전일 기준 국고채 1년물의 금리는 1.272%, 5년물의 금리는 1.263%으로 5년물의 금리가 1년물보다 낮고, 스프레드 차이가 1bp 내외다.

자산운용사 채권매니저는 "자산운용사들이 주로 매수하는 1~5년물이 박스권에서 움직이다 보니 채권을 매수할 이유가 없다"며 "괜히 매매했다가 수수료만 나가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시장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 매수가 줄어든 이유로 자산운용사에 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른 자산운용사 채권매니저는 "최근 채권 관련된 자금유입이 다소 줄어들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채권과 관련된 펀드로 자금이 예전처럼 흘러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몇몇 자산운용사들은 대체투자나 해외 채권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들은 오는 26일(현지시간)으로 열리는 잭슨홀 미팅과 같이 시장에 변동성을 줄 만한 재료가 나타나야 이 같은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채권매니저는 "추가 금리 인하 신호나 잭슨홀 미팅에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장이 정책금리 인상 신호 등으로 채권금리가 움직여야 자산운용사의 채권매매도 활발해질 듯하다"며 "정책적 모멘텀이 없으면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h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