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롯데그룹 2인자로 경영 전반을 이끌어온 이인원 부회장이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자살하면서 롯데그룹이 충격에 휩싸였다.

롯데그룹은 26일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고(故) 이인원 부회장의 비보(悲報)는 경찰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사실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생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롯데의 기틀을 마련하신 이 부회장이 고인(故人)이 되셨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심정"이라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인원 부회장은 지난 2007년부터 정책본부 부본부장 직책을 맡아 오다, 2011년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과 함께 본부장을 맡아 정책본부 산하 운영실ㆍ지원실ㆍ비서실 등 핵심 7개 부서를 담당했다.

롯데그룹의 전반적인 살림살이와 핵심사업을 관장하며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해 계열사에서 잘 실행될 수 있도록 조정해왔다. 이와 함께 주력계열사인 롯데쇼핑 등기이사와 대표이사직도 함께 맡고 있다.

컨트롤타워의 핵심으로서 주요 정책 추진에 일부 차질은 예상되지만, 그룹사마다 전문 경영인이 있고 신동빈 회장 역시 경영일선에 있는 만큼 큰 경영 공백은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현재 그룹을 책임지고 있는 신동빈 회장의 신뢰를 얻어 롯데그룹 경영 중심에 있던 최측근으로 1997년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맡은 이래 20여 년간 롯데그룹에서 최고경영자(CEO)직을 유지했다.

특히 롯데쇼핑의 영업, 관리 등 여러 분야를 두루 거친 경력에 '의심나면 끝까지 파헤치는' 철저함이나 불시에 점포 판매장을 방문하는 현장점검으로 유명했다.

또 소공동 1번지 일대 연면적 11만 평에 이르는 롯데타운 건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내실을 다졌고 지속적인 투자로 롯데쇼핑이 유통업계를 리드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롯데그룹의 역사를 함께한 경영자로 총수 일가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부회장직까지 오른 인물로 롯데그룹 직원들에 큰 존경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자살로 검찰의 수사일정에도 조정이 불가할 전망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 조사 후 이르면 다음주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 등을 불러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곧바로 수사일정 재검토를 포함한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한편, 롯데그룹은 현재 양평 등으로 직원들을 파견하고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있으며 빈소 마련 등 장례와 관련된 절차에 관해서는 향후 공개 예정이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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