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융당국이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의 퇴출을 사실상 확정지으면서 현대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이 곤혹스러운 입장에 놓이게 됐다.

와이즈에셋에 출자한 현대증권과 지난 '옵션사태'때 거액을 대납한 하나대투증권은 물질적 손실은 물론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었다.

21일 금융위원회는 전날 진행된 정례회의에서 와이즈에셋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을 불승인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와이즈에셋은 자본금 확충시한인 오는 30일까지 최저자기자본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자산운용업 라이선스를 반납하고 퇴출 절차를 밟게 된다.

이 과정에서 와이즈에셋 2대 주주인 현대증권과 주 거래 창구인 하나대투증권이 최대 피해자로 지목됐다.

양측 모두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한 절차를 마무리했지만 잘못된 투자로 인한 이미지 손실은 불가피하다.

현대증권은 지난 2004년 3월 자산운용업 진출을 위해 38억2천798만원을 투자해 구주주의 와이즈에셋 지분 33%를 인수했다.

금융상품 영업력 강화와 자산관리영업 활성화, 시장수요에 맞춘 다양한 상품 개발이 목적이었다.

잘못된 결정으로 38억여원을 날리게 된 현대증권은 현재 대손충당금을 활용해 손실을 털어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와이즈에셋 퇴출이 확정되더라도 직접적인 손해는 없다"며 "투자 여부도 당시 수장이던 김지완 사장의 결정인데다 와이즈에셋의 경영에 참여한 부분도 없어 우리와 무관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 전 사장의 실책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당시 투자 결정은 현 전략기회실인 미래전략팀이 관여한데다 옵션사태가 발생하기 전 와이즈에셋 지분을 정리할 기회는 충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현대자산운용이라는 계열 운용사가 생기며 와이즈에셋과의 관계가 다소 소원해졌다"며 "앞서 지분 정리를 고려했으나 적절한 시기를 놓친게 화근"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미 와이즈에셋의 퇴출에 무게를 싣고 대주주 두 명에게 가압류를 신청했다. 또한 당시 '옵션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인 도이치증권에 대해서도 1년전 민사 소송을 제기해놨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도이치증권을 검찰에 고발한 형사재판이 진행중이지만 아직 1심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형사소송 결과에 따라 우리가 제기한 민사소송의 결과도 유리한 쪽으로 결론이 나올 수 있다"고 기대했다.

와이즈에셋 사태는 결국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는 22일 공식 퇴임하는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에게 인맥경영의 한계라는 오점을 남겼다.

부국증권에서 현대증권과 하나대투증권으로 자리를 옮기며 거쳐간 증권사마다 와이즈에셋으로 인한 손실을 떠넘기게 됐기 때문이다.

부산 출신인 김 사장은 와이즈에셋의 최대주주 이광재(지분율 43%), 3대주주 송준용(지분율 24%)과 함께 20여년의 시간을 함께한 막역한 사이다. 송준용은 증권업계 큰 손으로 업계에서 유명한 VIP로 알려져있으며 이광재 역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지분 23.54%를 가지고 있는 재력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송씨와 이씨는 원래 금융업에 종사하다 재력을 바탕으로 투자자문사 등을 세우며 전업투자자로 나선 인물로 알고있다"며 "워낙 김 사장과 관계가 돈독해 평소 투자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왔는데 이 같은 사고가 나다보니 김 사장에겐 친분을 이용한 경영이 오히려 독이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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