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SK네트웍스가 하이마트와 웅진코웨이 모두 인수를 포기한 데는 내부적으로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21일 "유로존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제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투자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하이마트와 웅진코웨이 모두 인수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이마트와 웅진코웨이 인수 가격이 각각 1조5천억원 가량으로 추정되면서 내부적으로 SK네트웍스가 모두 감당할 수 있겠느냐에 대한 의문이 작용했다는 것이 이유다.

IB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의 자금력을 볼 때 PEF 등 다른 재무적 투자자(FI)와 적극적으로 손잡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잘 안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단기유가증권은 1조580억원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3조4천514억원에 달하고 있어 한 곳만 인수해도 기존 투자여력이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조단위 매물 인수를 위해서는 대규모 외부 차입이 필요하다.

당초 하이마트 본입찰 전까지만 해도 SK네트웍스의 인수 의지는 강했었다.

올해 초 이창규 SK네트웍스 사장이 신유통 사업에서 규모를 키워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유통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휴대용 디지털 디바이스 매장인 '컨시어지' 개점 확장을 통해 유통사업을 확장하려는 의도라는 의견로도 해석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SK네트웍스가 인수보다는 '실사'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롯데와 신세계 등 일찌감치 '빅딜'의 유력후보로 거론된 대기업과 달리 SK네트웍스는 LOI(인수의향서) 접수 막판에 인수전에 뛰어들어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준비가 미흡했다.

다른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SK네트웍스가 하이마트와 웅진코웨이 인수전에서 모두 발을 빼면서 단순히 대형 유통사업에 대한 노하우만 가져간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이마트 인수전은 처음부터 적극성을 내보였던 롯데쇼핑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한 가운데 MBK파트너스, 칼라일과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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