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3년물 발행과 익일 예정된 국고채 30년물 입찰에 수요가 얼마나 몰릴지도 관전포인트다.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불거지면서 시장참여자들이 금리 상승을 매수 기회로 접근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주말 잭슨홀 회의에서 옐런 연준 의장은 최근 몇 달간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근거가 강화됐다며,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에 따라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은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지만 옐런 특유의 조심스러운 화법을 이유로 들면서 당장 다음 달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피셔 부의장 발언에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 그는 옐런 의장이 9월 기준금리 인상을 포함해 연내 두 차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와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9월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방기금금리(FF) 선물은 내달 금리가 인상될 확률을 32%에서 42%로 큰 폭으로 높였고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65.2%로 올렸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5.57bp 오른 1.6330%로 마감하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가치는 급등했다. 달러-엔은 원 빅 이상 오른 101.78을 나타냈다.
잭슨홀 여파로 미국 경제지표 부진은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 같은 날 발표된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수정치는 속보치였던 1.2%보다 소폭 하향 조정된 1.1%를 나타냈다. 8월 미국 소비자태도지수는 89.8로 4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금융시장에서는 91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했다.
여전히 당장 다음 달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채권시장의 생각이다. 그 동안 금융시장이 연내 금리인상에 대한 준비가 덜 됐다는 판단 때문에 연준 인사들이 매파적으로 발언했다고도 해석이 가능하다.
만약 9월에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연준은 연내 두 차례 금리를 올릴 생각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연준이 연내 딱 한번만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면 9월에 다급하게 올릴 유인은 적다.
정부는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증가에 한일 통화스와프를 제안하는 등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대비에 들어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됐지만 한국은 금리인하 힌트를 찾기가 여전히 어렵다. 하반기 경기 둔화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가계부채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엇갈린 시그널을 보면서 한은이 어느 쪽에 무게를 더 둘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서울채권시장 참여자들은 대내외 엇갈린 변수들을 가격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매수와 매도의 힘겨루기가 불가피하다.
이날 예정된 국고채 3년물 입찰 결과가 채권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채권금리 상승으로 한국도 일정 부분 금리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년물 입찰이 호조를 이룬다면 여전히 롱 기조가 유효하다고 봐도 되기 때문이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22.4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15원)을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13.70원)보다 8.55원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3.01포인트(0.29%) 하락한 18,395.40에 거래를 마쳤다.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1센트(0.65%) 상승한 47.64달러에 마쳤다.(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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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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