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9일 서울채권시장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과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의 옐런 발언 해석을 가격에 반영하면서 약세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 3년물 발행과 익일 예정된 국고채 30년물 입찰에 수요가 얼마나 몰릴지도 관전포인트다.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불거지면서 시장참여자들이 금리 상승을 매수 기회로 접근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주말 잭슨홀 회의에서 옐런 연준 의장은 최근 몇 달간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근거가 강화됐다며,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에 따라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은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지만 옐런 특유의 조심스러운 화법을 이유로 들면서 당장 다음 달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피셔 부의장 발언에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 그는 옐런 의장이 9월 기준금리 인상을 포함해 연내 두 차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와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9월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방기금금리(FF) 선물은 내달 금리가 인상될 확률을 32%에서 42%로 큰 폭으로 높였고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65.2%로 올렸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5.57bp 오른 1.6330%로 마감하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가치는 급등했다. 달러-엔은 원 빅 이상 오른 101.78을 나타냈다.

잭슨홀 여파로 미국 경제지표 부진은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 같은 날 발표된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수정치는 속보치였던 1.2%보다 소폭 하향 조정된 1.1%를 나타냈다. 8월 미국 소비자태도지수는 89.8로 4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금융시장에서는 91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했다.

여전히 당장 다음 달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채권시장의 생각이다. 그 동안 금융시장이 연내 금리인상에 대한 준비가 덜 됐다는 판단 때문에 연준 인사들이 매파적으로 발언했다고도 해석이 가능하다.

만약 9월에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연준은 연내 두 차례 금리를 올릴 생각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연준이 연내 딱 한번만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면 9월에 다급하게 올릴 유인은 적다.

정부는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증가에 한일 통화스와프를 제안하는 등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대비에 들어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됐지만 한국은 금리인하 힌트를 찾기가 여전히 어렵다. 하반기 경기 둔화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가계부채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엇갈린 시그널을 보면서 한은이 어느 쪽에 무게를 더 둘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서울채권시장 참여자들은 대내외 엇갈린 변수들을 가격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매수와 매도의 힘겨루기가 불가피하다.

이날 예정된 국고채 3년물 입찰 결과가 채권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채권금리 상승으로 한국도 일정 부분 금리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년물 입찰이 호조를 이룬다면 여전히 롱 기조가 유효하다고 봐도 되기 때문이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22.4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15원)을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13.70원)보다 8.55원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3.01포인트(0.29%) 하락한 18,395.40에 거래를 마쳤다.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1센트(0.65%) 상승한 47.64달러에 마쳤다.(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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