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20원대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입을 열었다.

옐런 의장은 최근 몇달간 기준 금리 인상을 위한 근거가 강화됐다면서 금리 결정은 앞으로 발표될 경제 지표에 달렸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처럼 보였지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원론적인 내용이었다는 분석들이 나왔다.

금리 인상에 대한 강력한 시그널을 담은 매파적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 참가자들은 실망했다. 그간 연준이 강조해 온 입장과 별반 다를게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의 시선은 스탠리 피셔 부의장에게로 옮겨갔다. 피셔 부의장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9월 금리 인상은 물론 올해 추가로 한 번 이상의 인상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결정은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에 달렸다고도 했다. 시장이 듣고 싶었던 발언이었다. 시장은 급격히 요동쳤다.

시장이 얻은 답은 무엇일까. 단순하다. 결론은 경제지표가 개선되면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만으로 달러 강세를 확신하기는 어렵다. 시장은 다시 내달 미국이 금리를 올릴지 확실하게 점칠 만한 강력한 시그널인 경제지표를 확인해야 한다.

옐런의 발언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 나머지 미국의 8월 소비자태도지수는 4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서울환시에서도 달러화는 옐런과 피셔의 매파적 스탠스에 장초반부터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이 요동치면서 급등한 만큼 개장가부터 레벨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달러화 주거래 범위가 1,120원대로 오를 것으로 본다.

달러화 1,120원대에서 역외투자자들이 잭슨홀 발언을 롱포지션 구축의 빌미로 삼을지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부 미국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매파적으로 쏠리는 시장의 해석에 다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애틀랜타 연은의 데니스 록하트 총재는 "나는 (피셔의) 견해를 지지하지 않는다"도 했다. 올해 3회 이상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다고도 말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올해 한번 금리를 인상한 후 그 다음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이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서울환시도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 달러화가 일정 수준 오른 후에는 수급을 돌아볼 것으로 예상된다. 월말이 임박하면서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1,130원선을 눈앞에 둔 레벨에서 활발하게 유입될 여지가 있다. 달러화 상승세가 둔화되면 이내 수급 중심의 거래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동안 우리나라와 일본이 통화스와프를 재개하기로 합의한 점은 원화 강세 요인으로 꼽을 만하다. 외환시장이 불안한 상황은 아니기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우나 한일 양국이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은 점은 주목할 변수다.

다만, 이번에 한국이 먼저 제안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상승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22.4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15원)를 고려하면 전거래일 서울환시 현물환종가(1,113.70원)대비 8.55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107.50원에, 고점은 1.124.0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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